룩셈부르크의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지코어가 한국에 인공지능(AI) 업체들을 위한 전용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코어코리아는 4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기 인천 가좌동에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15일에 개설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지코어코리아 지사장은 "한국의 AI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데이터센터를 개설한다"며 "국내 최초의 AI 개발에 꼭 필요한 그래픽가속기(GPU) 전용 데이터센터"라고 밝혔다.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지코어는 2014년 게임업체로 시작했다. 이후 클라우드 서비스와 보안솔루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전 세계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했으며 지난해 국내 지사를 설립했다.
이번 지코어의 인천 데이터센터는 대량의 AI 반도체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환경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우선 엔비디아에서 만든 개당 4만 달러(약 5,400만 원)에 이르는 고가의 AI 전용 반도체 'H100'이 320개 설치된다. 정 지사장은 "1대당 H100 8개를 장착한 서버 40대를 설치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6㎿급 전력공급망과 빠른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초당 32테라비트 전송이 가능한 통신망을 갖췄다. 정 지사장은 "AI 서버가 수십 대 설치된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서버 1대당 12㎾의 고전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안정적 전력공급망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정현용 지코어코리아 지사장이 4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계획을 밝히고 있다. 지코어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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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GPU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 지사장은 "연말까지 GPU를 1,000개 이상 늘릴 것"이라며 "아직 출시되지 않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H200' 등 다양한 제품을 확보하고 국내 인력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업체는 국내 클라우드 전문업체 NHN클라우드를 전략적 협력사로 선택해 데이터센터 운영과 국내 고객사 확보를 위한 영업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지코어와 NHN은 게임회사로 출발한 공통점이 있고 기반 기술이 비슷해 협업할 부분이 많다"며 "국내 기업이 유럽에 진출하거나 해외 진출할 때 지코어를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용량 데이터센터인 만큼 잠재적 고객사도 미리 확보했다. 정 지사장은 "잠재적 고객이 일부 있으나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한국의 데이터센터가 지코어 전 세계 매출의 10~15%를 차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자크 플리스 주한 룩셈부르크 대사도 간담회에 참석해 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 시 전폭적 지원을 강조했다. 플리스 대사는 "유럽 중심에 위치한 룩셈부르크는 유럽 진출을 위한 이상적인 관문"이라며 "지코어 진출을 계기로 유럽에 나아가려는 한국 기업들에 다양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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