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연금 투자비중 조정 주요 종목/그래픽=이지혜 |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밸류업 기대감이 높은 종목을 다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주당 가격이 100만원이 넘어가 황제주로 불렸던 LG생활건강 지분은 늘렸지만 엔씨소프트 지분은 줄였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일 119개 종목을 대상으로 지분율 조정 공시를 냈다. 이 중 42개 종목의 보유 비중을 늘렸고, 77개 종목에 대해서는 보유 비중을 줄였다.
시장에서 밸류업 여력이 높다고 본 종목의 지분을 늘린 점이 눈에 띄었다. 국민연금공단은 아세아제지 (보유지분 없음 → 4.01%), 두산(6.19% → 8.3%), OCI홀딩스(9.27% → 10.41%), GS(6.34% → 7.4%), DL이앤씨(9.11% → 10.17%), 동국제강(8.29% → 9.34%)의 비중을 늘렸다.
아세아제지는 지난해 7월 공시를 통해 2026년까지 매년 현금 배당을 확대하고, 자기 주식을 취득 후 소각하는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는 5일에는 유통 주식수를 늘리고자 1주당 액면가 5000원에서 1000원으로 액면 분할을 진행한다. 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주주 정책 발표 후 업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환원책을 갖추게 된 만큼 향후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산과 GS 등 지주사주도 밸류업 정책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종목 중 하나다. 두산은 두산테스나, 두산밥캣 등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 가도를 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3년간 평균 배당 성향은 13%에 불과하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 배당 성향이 64%에 달했던 만큼 실적이 개선되면 추가적인 배당도 기대해볼 수 있다.
건설 업종 내에서 밸류업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DL이앤씨는 지난해 10월 자회사인 DL건설을 상장 폐지해 이중 상장 구조를 해소했다. 1조원이 넘는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구조도 우량하다. 동국제강은 지주사인 동국홀딩스의 주이익원이 배당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배당 규모가 유지되거나 중간배당이 추가로 도입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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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담고 엔씨소프트 팔았네…희비 엇갈린 옛 황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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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로 북적이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 모습. /사진=뉴스1 |
한때 황제주였으나 지금은 평민주로 전락한 LG생활건강과 엔씨소프트의 희비는 엇갈렸다. 국민연금은 LG생활건강의 지분을 6.94%에서 9.09%로 늘렸으나, 엔씨소프트는 7.32%에서 6.3%로 줄였다. 증권가에서는 면세와 중국 매출이 회복세를 보인 덕택에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낙관했지만, 엔씨소프트는 신작 기대치가 높지 않은 탓에 당분간 반등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실적이 회복한 덕택에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고마진 채널인 면세도 회복돼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률은 6%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최근 LG생활건강의 연일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33만원에서 43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렸고, △신한투자증권 29만원 → 41만원 △미래에셋증권 33만원 → 42만원 등도 상향했다.
이외에도 국민연금은 NAVER(9.24% → 8.23%), 신세계(12.59% → 10.51%), 아프리카TV(5.51% → 4.33%), KT(8.53% → 7.51%), 농심(12.03% → 9.97%), 삼양식품(12.72% → 10.67%)등의 종목을 팔아치웠고, 한국가스공사(7.56% → 8.65%), 포스코인터내셔널(보유지분 없음 → 5.03%), 엘앤에프(보유지분 없음 → 5.07%) 등은 사들였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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