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을에 출마한 이해식 민주당 후보가 강동구 길동시장에서 유권자와 인사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지역에 출마한 이재영 국민의힘 후보가 강동구 둔촌시장에서 유권자 인사에 화답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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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물가·보육같은 피부에 닿는 문제를 해결하는 쪽을 뽑겠다.”
2일 서울 강동역 앞에서 만난 서동기(32) 씨는 이 지역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18개월 된 아이를 둔 서씨는 “강동구는 서민이 많은 편이지만, 집값도 높고 물가도 만만찮아 살기가 꽤 팍팍한 편”이라며 “정치 이슈보다는 삶에 희망을 주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했다.
서울 강동을은 ‘서울 선거의 바로미터’라 불린다. 15~21대 총선 강동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계열이 다섯번(16·17·19·20·21대), 국민의힘 계열이 두 번(15·18대) 이겼는데, 이긴 정당은 서울에서도 다수석을 얻었다. ‘강남4구’로 불리지만 표심이 쏠리지 않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경합 선거구) 지역이라는 평가다. 정치현안보다 물가·경기문제에 더 민감하다.
이번 선거는 3선 강동구청장 출신인 현역 이해식 민주당 후보와 이 지역에 세 번째 도전하는 이재영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선 이해식 후보가 이겼지만, 이재영 후보가 4년 간 바닥민심을 닦으면서 이번 ‘리턴매치’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해식 후보는 이날 낮 12시부터 30분 동안 길동시장 상점 50여곳을 일일이 돌며 인사를 했다. 이 후보가 “안녕하세요. 이해식입니다”라며 고개를 숙이자 일부 상인은 “화이팅”을 연발했고 과일가게 상인은 “무조건 찍을 테니 더 안 오셔도 된다”는 말도 했다. 40대 김모 씨는 “구청장 하던 시절부터 일하는 실력이 검증된 분”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해식 민주당 서울 강동을 후보가 2일 길동시장에서 유권자와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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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후보는 오전 11시부터 40분 동안 둔촌시장을 돌며 유권자 한명 한명과 악수했다. 참기름 집에서 이재영 후보가 “어머님 저 왔어요”라고 하자 70대 여성상인은 반갑게 손을 맞잡았다. 과일가게 40대 사장은 아예 “재영씨 왔어요”라고 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이덕수(49) 씨는 “이재영 후보가 세 번째 도전인데, 꼭 당선돼야 한다”고 했다. 이재영 후보는 “2014년부터 10년 간 열심히 주민을 만나온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도 많은 듯 보였다. 둔촌시장서 족발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70) 씨는 “하루에 한팀도 못 받고 가는 날이 많다”라며 “그런데도 정치인은 뭘 약속하는 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천호동에서 시계방을 운영하는 김만춘(79) 씨는 “경기가 안 좋아서 힘들긴 하다”며 “지난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이다 뭐다 하면서 인건비를 팍 올려놓은 이유 때문 아니겠냐”고 했다. 둔촌동에서 만난 천명출(88) 씨는 “누가 더 먹고사는 데 도움되는 지 막판까지 살펴보고 찍겠다”고 말했다.
이재영 국민의힘 서울 강동을 후보가 2일 오전 둔촌시장에서 유권자와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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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 강동구 길동은 판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인구 4만4662명(지난해 10월 기준)인 길동은 지난 총선까진 강동갑에 해당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강동을로 편입됐다. 길동은 2020년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5.8%포인트 우세했지만, 2022년 20대 대선에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7.8%포인트 앞섰다.
지역 현안 중엔 ‘길동 마약중독재활센터’ 건립 여부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천호대로 인근에 마약중독자를 위한 재활센터를 주민동의 없이 추진하다가, 반발 끝에 중단됐다. 길동 주민 황순애(65) 씨는 “마약중독자가 돌아다니면 얼마나 불안하겠냐”며 “이걸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재영 후보는 “여당 소속인 만큼 직접 식약처장을 만나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했다. 이해식 후보도 ‘마약중독재활센터 백지화’를 공약했다.
현재 정부가 노선을 검토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신설역사도 화두다. GTX-D는 한강 이남의 인천·김포부터 하남·성남 등을 Y자로 잇는 노선인데 이곳 주민들은 강동구 경유를 주장하고 있다. 두 후보 공히 “GTX-D를 천호역에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김효성·강보현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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