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여당이 선거마다 읍소하고 눈물 흘리고 바닥에 큰절했는데 그 이후에 어땠나”라며 “두 번, 네 번, 다섯번 속는 건 공범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절대 속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몸을 낮추는 여당의 최근 유세 전략을 두고는 “분명히 눈물 흘리면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가짜 사과를 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남영희(인천 동구미추홀구을)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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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인천 동-미추홀을의 남영희 후보를 지원 유세한 이 대표는 정부·여당을 겨냥한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경제가 망했고, 민생은 파탄 났고, 외교는 엉망진창이 돼 해외 교포가 ‘나 한국 사람이에요’ 하는 것이 망신”이라며 “평화로운 대한민국이 언제 전쟁 날지 모르는 중동 다음의 화약고(가 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입틀막’하고 ‘칼틀막’한다고 해서 아무런 판단을 못 하는 무지렁이 집단이 아닌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달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남 후보는 정말 똑소리 나게 일을 잘한다”며 “남성분들은 조금 억울하게 생각할지 모르는데 살림은 역시 여성들이 잘하더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여권에선 “여성이 살림을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실언”(국민의힘 재선 의원)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후 인천 중-강화-옹진에 출마한 조택상 후보 유세에서도 윤석열 정부 비판을 이어갔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논란을 겨냥해 “고속도로 위치를 바꾸고 자기들이 한 나쁜 짓을 가리자고 호주에 대사를 도피시켰다”며 “호주 정부가 창피하니까 ‘도로 가라’고 해서 이 전 대사가 간(귀국한) 것 아니겠나”라고 공격했다.
이날 유튜브 생방송에서는 부산 해운대갑의 민주당 홍순헌 후보와 통화하며 그의 맞상대인 주진우 국민의힘 후보를 저격했다. 검사 출신으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을 지낸 주 후보를 겨냥해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특수관계가 득표 요인이 아닌 감표 요인으로 작동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여당을 겨냥해서는 “저 사람들은 진심도 없이 국민에게 표 뺐고 장난치면서 맨날 제자리”라며 “이번에는 속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1일 오후 경기 부천시 OBS 경인TV에서 진행된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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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9일 앞둔 이 날 이 대표는 자신의 근거지인 인천을 벗어나지 않았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OBS 경인TV 토론회에서 계양을 경쟁자인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와 지역 현안을 놓고 맞붙었다. 사전 녹화 형식으로 진행된 두 후보의 첫 토론회는 2일 방송된다.
이 대표는 최근 원 후보 측과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유세 도중 원 후보 측의 유세 차량이 소음을 내자 “이게 저들의 품격이고 수준”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원 후보의 후원회장인 전 축구선수 이천수는 같은 날 유세 도중 “시끄럽다”고 한 시민에게 “그러면 이재명 후보가 더 안 좋아져요”라고 설전을 벌였다. 지역 사정에 밝은 야권 관계자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 직전까지 판세가 접전 양상을 띠거나, 원 후보와의 갈등이 부각되거나, 당 대표로서 전국을 돌아야 하는 이 대표 입장에선 지역구에 발이 묶이게 돼 부담”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부산 사상구 낙동제방벚꽃길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독자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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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1일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70평생에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며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고 비난했다. 이날 경남 양산갑의 민주당 이재영 후보와 지역 벚꽃길을 찾은 문 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민주당·조국혁신당·새로운미래, 우리 야당이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둬 정부가 정신 차리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같은 날 부산 사상에 출마한 배재정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도 했다.
손국희ㆍ김정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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