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에서 윤석열 대통령 축사를 대독하는 모습.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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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24일 밝혔다.
신 실장은 이날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방러 가능성을 묻는 말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답했다. 신 실장은 “6월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한 답방 형식이 될 수 있고, 푸틴이 북한의 파병에 감사하기 위한 예우 차원일 수 있다”며 “여러 민감한 현안을 다루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김정은의 방러 시기에 대해선 “시점까지는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지난 20일 국가정보원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이달 초 푸틴을 면담한 걸 계기로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국회에 보고했다.
신 실장은 북한의 추가 파병 가능성도 언급했다. 신 실장은 북한군 파병 규모가 1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발언과 관련해선 “미래의 일이기 때문에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이미 파병된) 1만1000명에 추가 파병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논란이 될 수 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내년 조기 종전을 위해, 쿠르스크 탈환을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병력 희생도 많고, 북한도 전투에 투입되면 사상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기존 병력 유지를 위한 보충을 위해서라도 추가 파병을 해야 한다”며 “(추가 파병) 규모는 모르지만, 지금보다는 늘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했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임박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신 실장은 올해 세 차례 정찰위성 발사를 공언한 북한이 실제로는 지난 5월 이후 발사를 안 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말한 서너 차례 발사는 일단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신형 발사 체계를 갖추면서 계량하고 추진 체계를 통합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완제품 형태로 들여온 ‘액체 산소·케로신(등유)’ 신형 엔진과 기존 발사체계를 오차 없이 하나로 만드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다.
신 실장은 “지난해까지 북한은 (위성 발사에) 자체 추진 체계를 썼는데, 러시아로부터 도입된 극초음속 추진 체계로 계량하는 것”이라며 “기존 1·2·3단 추진 체계, 3단 로켓을 통합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많은 엔진 연소 실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러시아제 엔진과 기존 부품의 결합, 1단부터 3단까지 이어지는 연소 과정 등을 놓고 북한이 완결성을 꾀하는 시험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고 보고 있다. 신 실장은 “준비는 막바지 단계”라면서도 “(발사) 임박 징후는 평양 인근에서 발사체를 발사하는 동창리로 이동할 때인데, 그런 임박 징후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강선이나 영변에서 매년 200㎏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이 가능하다는 전문가 분석에 대해선 “상당 부분 사실”이라면서도 “(우라늄) 농축 시설의 현황이나 농축량 등은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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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실장은 한·중 관계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남미 순방을 계기로 개최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2년 만의 정상회담인데 굉장히 훈훈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이루어졌다”며 “러·북 간 협력에 대해 윤 대통령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대해서 시 주석은 즉답은 피했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정치적 해결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신 실장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난 뒤 한·미 동맹을 튼튼히 하니까 한·중 관계가 좋아졌다”며 “한·중 관계는 한·미 동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동전의 양면처럼 상호 보완적인 관계고, 정비례 관계”라고 규정했다. 이어 “트럼프 신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 오히려 우리가 한·미 동맹을 튼튼히 하면서 한·중 관계를 더 개선할 레버리지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이 내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할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에 이어서 다음 의장국이 중국이기 때문에 그럴(방한할) 가능성을 더 높인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만남과 관련해선 “11월 7일 양 정상이 통화할 때 제가 옆에 바로 배석을 했다”며 “사실은 먼저 만나자는 말은 트럼프 당선인이 서너 차례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그 뒤로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인선 문제와 여러 나라가 사전에 (트럼프를) 만나기를 원하는 문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취임 전에 외국 정상을 만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허진·이근평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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