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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총선 이모저모

오대남·육대남만 있는 게 아니다… 2030 여성들 '총선'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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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두 자릿수 당선 될지 주목
비례대표 후보자 검증 부실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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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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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4·10 총선에 나설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했다. 여야가 비례대표 공천에서 2030 여성 후보를 여럿 포진시키면서 지역구 후보들까지 선전할 경우 21대 국회보다 2030 여성 후보가 늘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전체 인구 구성 등에 비춰 아직도 50대 이상 남성이 압도하는 여의도 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에는 부족한 숫자다.

21대 2030 여성 7명 당선, 22대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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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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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22일까지 각 정당 비례 후보 가운데 당선을 내다볼 수 있는 2030 여성 후보는 5명 안팎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3명이 안정권으로 평가되고,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에선 2명이 20번 전후로 배치됐다. 이낙연 공동대표의 신당 새로운미래에선 양소영 책임위원이 1번을 배정받았다. 지역구에서도 경기 의왕과천에 출마한 이소영(39)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에서는 우서영(28·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안귀령(34·서울 도봉갑) 이현(37·부산 부산진을) 후보가 나서고, 국민의힘에선 조지연(37·경북 경산) 김수민(38·충북 청주청원) 후보가, 녹색정의당과 개혁신당에선 각각 장혜영(37·서울 마포을) 의원과 류호정(32·경기 성남분당갑) 전 의원 등이 출마한다.

21대 총선에서 배출된 2030 여성 의원은 4년 전 37세의 나이로 당선됐던 배현진(초선·서울 송파을)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해 총 7명이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에서 여성·청년은 여전히 소수집단으로, 이들이 10명까지 늘어난다는 건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만약 2030 여성 의원이 두 자릿수로 늘어난다면, 경쟁을 하면서도 여야를 뛰어넘어 의기투합해 연구 모임을 만드는 등 발전적인 동행을 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능 대표성 지닌 인물 드물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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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더불어민주연합 의원이 19일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주최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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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안팎에선 2030 여성 비례대표 후보들 가운데 직능 대표성이 떨어지거나, 검증이 안 된 인물이 여럿 이름을 올린 점을 아쉬워한다. 정치 신인이나 사회적 소수자 집단 대표 인물의 등용문이라는 비례대표 취지가 지난 총선보다 의미 퇴색됐다는 이유에서다. 당선 안정권에 배치된 민주연합 2030 후보 가운데선 용혜인(34·비례 6번) 새진보연합 의원이 '위성정당 비례 재선' 논란에, 손솔(29·비례 15번)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사면복권 촉구 논란에 휩싸인 게 대표적이다.

국민의미래에서도 2030 여성 후보에 대한 검증 부실로 탈이 났다. 18일 첫 발표 명단에서는 김앤장 변호사 출신 강세원(36·비례 13번)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이시우(37·비례 17번)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 이소희(37·비례 19번) 여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까지 3명의 2030 여성이 당선 가능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이들의 추천 배경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부터 나왔다. 이시우 전 서기관은 총리실 재직 시절 접대 골프를 받아 징계된 사실이 드러나 공천이 취소됐고, 강 행정관은 이명박 정부 초기 청와대 법무비서관 등을 지낸 강훈 법무법인 바른 공동창업주의 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결국 20일 새로 발표된 명단에서는 21번으로 밀려나 국회 입성 가능성이 뚝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20번 이내에는 이 변호사만 남게 돼 국민의미래의 2030 여성 의원 배출이 어려워진 셈이다.

외적 요인 주목받았다면, 정치적 비전으로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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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귀령(왼쪽) 더불어민주당 도봉갑 후보와 김동아 서대문갑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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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에 도전하는 2030 여성 후보 중 경력이나 정치적 비전보다 친이재명(친명), 친윤석열(친윤) 색채가 짙은 후보들이 공천을 받았다는 점도 우려 지점이다. 박 교수는 “정치인은 팔색조가 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외적 요인으로 화제가 되는 점을) 스스로 극복하고, 정치인으로서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실제 당선권에 배치된 여야 비례 후보자 가운데 직능 대표성이 뚜렷한 인물로는 초등교사 노조 수석부위원장 출신인 백승아(39·비례 3번) 민주연합 공동대표 정도가 유일하다. 국민의미래와 개혁신당에서는 에너지경제연구원 출신 정혜림(31) 전 연구원, 동물권 보호 전문 정지현(36) 변호사가 눈에 띄지만 25번과 7번을 배정받아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들도 유권자 눈치를 보지 않고,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모습”이라며 “현재까지 언급된 2030 여성 비례 후보들이 뚜렷한 족적을 내놓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2030 여성 정치인들의 국회 입성 이후 행보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 교수는 비록 남성 정치인이지만 30대 초반에 최연소 총리에 올랐다가 각종 비리로 물러난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전 총리 사례를 언급하면서 “결론적으로 정계에 진출해 올바른 길을 걷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도 “세대별, 성별 대표성을 가져야 할 의원들이 당론과 팬덤 정치에 위축될 수 있는 환경이 우려된다”면서도 “기성 정치인들과 뜨겁게 부딪히는 대신 화해와 조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여성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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