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아산의학상 시상식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탁규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교수, 정몽준 이사장, 이창준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소장, 정인경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아산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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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학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비신경세포에 대한 심층 연구로 퇴행성 뇌질환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꾼 기초과학연구원(IBS) 전문가와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서 중증 응급환자를 돌보며 심폐소생술 생존율을 한 자릿수에서 30%로 끌어올린 의사가 올해 아산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산의학상은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의과학자를 격려하기 위해 2008년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이 만든 상이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제17회 아산의학상 시상식을 열고 기초의학 부문 수상자인 이창준 IBS 생명과학연구클러스터 연구소장과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인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게 각각 3억원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젊은의학자 부문(만 40세 이하 대상) 수상자인 정인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와 오탁규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에게는 각각 5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이창준 연구소장은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에 대한 연구로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뇌세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별세포는 그동안 신경세포를 보조하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소장은 인간의 뇌에서 시냅스(모든 신경물질을 연결하는 부위) 발화를 촉진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와 시냅스 발화를 억제하는 '가바'가 모두 별세포에서 생성·분비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임상의학 전문가인 김원영 교수는 지난 20여 년간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하면서 심정지, 패혈증, 허혈성 뇌손상, 급성호흡부전 등 중증 응급환자 치료와 연구에 전념해왔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의 심폐소생술 생존율을 국내 평균(5%)의 6배인 30%로 끌어올린 인물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응급의학 분야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게 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젊은의학자 수상자인 정인경 교수는 지놈(유전체) 지도를 3차원으로 해독해 파킨슨병, 암 등이 발병하는 원인을 새롭게 규명했다. 그는 "국내 최초로 지놈 3차 구조 연구를 질환 탐색에 접목했는데 동료 연구자들의 의견 덕분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탁규 교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우리나라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 실태 등을 연구한 점을 인정받았다. 그는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과 그로 인한 부작용, 사망률 증가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커질 것이라는 데 대해 고민을 많이 해왔다"며 "이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의과학자 양성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아산사회복지재단은 국내 연구자들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재단은 400억원 규모의 발전기금을 조성해 수상자들의 연구 활동 등에 투입하고 있다. 정몽준 이사장은 "수상자들의 업적은 우리나라 의과학의 자랑스러운 자산으로, 이를 발판 삼아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큰 업적들이 우리 의과학계에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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