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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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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가 하면 다를까… 에이스손보, 논란의 치아보험 보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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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마포구의 한 치과에서 의사가 진료하는 모습. /조선DB



국내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치아보험을 출시했던 에이스손해보험이 최근 치아보험 보장을 확대했다. 치아보험은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큰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손해보험사는 손해율 관리에 실패해 판매까지 중단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손해보험은 이달부터 ‘미래든든 치아안심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레진치료로 불리는 직접충전치료를 받을 때마다 20만원을 보장한다. 크라운치료는 유치·영구치 구분 없이 50만원, 간접충전치료는 30만원을 각각 보장한다. 모두 보장 횟수에 제한이 없다. 특히 보험 가입 연령을 1~20세로 낮춰 치과 치료 빈도가 높은 소비자를 겨냥했다.

이 상품은 타사 상품과 비교했을 때 보장금액이 4~5배 많다. 삼성화재 치아보험의 경우 직접충전치료 5만원, 간접충전치료 6만원, 크라운치료 10만원이다. 과거 치아보험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던 삼성생명 상품은 2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다.

문제는 치아보험이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큰 상품 중 하나라는 점이다. 보험금을 받은 뒤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에이스손해보험 상품의 월 보험료는 2세 남성 기준 5만원인데, 보험 가입 후 일정 기간 보장을 받을 수 없는 면책기간인 9개월이 지난 후 크라운치료를 한 번만 받아도 낸 보험료(45만원)보다 5만원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크다 보니 손해율 관리도 어렵다. 치과 치료는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진료가 많아 의료비 지출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2022년 경쟁적으로 치아보험 보장을 확대했지만, 손해만 보게 돼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한도를 낮췄다. 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3월 상품 판매를 중단했고, 롯데손해보험은 2021년 치아보험 판매를 종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쪽에 문제가 있어 판매를 종료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현재 치아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들도 주력 상품으로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에이스손해보험은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이스손해보험은 2008년 국내에선 최초로 치아보험을 출시하며 업계에선 치아보험의 강자로 손꼽힌다. 그간 상품을 판매하며 쌓은 노하우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에이스손해보험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치아보험 관련 데이터가 엄청날 것이라 손해율 관리에 성공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에이스손해보험 관계자는 “임플란트 보장 위주로 판매되는 다른 상품과 달리 스케일링·발치 등 소소한 치료부터 충전·크라운·보철 등 큰돈이 드는 치료까지 폭넓은 보장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치아보험 최초 판매를 시작으로 약 15년간 축적한 노하우와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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