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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삼성물산·고려아연 주총서 배당 확대 반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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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일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에서 고려아연 제50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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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삼성물산 등 주요 상장사 주주총회에서 연이어 배당 확대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연기금 입장에선 배당금을 많이 받을수록 득이 되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풍빌딩 별관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회사 이사회가 상정한 배당 안건에 찬성했다. 앞서 지난달 고려아연은 지난해 이미 지급을 완료한 중간 배당 주당 1만원과 결산 배당 주당 5천원 등 현금 배당으로 주당 1만5천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그러나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쪽이 “배당금액이 전년(주당 2만원)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결산 배당금을 5천원 늘려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히며 국민연금의 표심이 주목받았다. 고려아연 공동 창업주 일가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의 지분율이 약 32~33%(우호 지분 포함)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이 회사 지분 7.49%를 보유한 만큼 배당 확대 여부의 캐스팅보트(결정권) 역할을 하게 됐다는 얘기다. 이날 주총에서 배당 결의안은 61.4% 찬성으로 통과됐다.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이사회의 손을 들어주며 장 고문 쪽이 요구한 배당 확대가 무산된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15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도 이 회사 이사회가 제시한 배당 안건에 찬성했다. 삼성물산은 보통주 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 등 총 4173억원 규모 현금 배당을 추진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지분 1.46%를 보유한 시티오브런던 등 행동주의 펀드 5곳은 5천억원어치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보통주 주당 4500원, 우선주 주당 4550원 등 7364억원 규모 현금 배당을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이날 삼성물산 이사회가 제시한 배당 안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77% 찬성으로 통과됐다.

국민연금 입장에선 두번의 주총에서 모두 회사 쪽 손을 들어주며 각각 78억원(고려아연), 254억원(삼성물산) 등 330억원 규모 배당금을 덜 받게 된 셈이다. 삼성물산 주총에서 의결권 방향을 결정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이익 배당 안건의 경우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는 이사회 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주 환원 확대가 투자자에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는 인식이 깔린 셈이다.

반면 고려아연 주총의 경우 수탁자위를 거치지 않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연금 관계자는 “배당 정책의 합리성을 검토하고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안건에 찬성한 것”이라고 했다. 고려아연의 지난해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51.7%로 1년 전(60.5%)에 10%포인트 남짓 축소됐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미래 성장 사업 투자 등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의 배당이 기업가치에 도움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오 pjo2@hani.co.kr,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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