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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네이버, 신고만 받아도 기사에 ‘정정·반론보도 요청 중’ 알림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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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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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정정·반론 요청이 접수된 기사에 정정·반론 보도 청구 중이란 알림을 표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나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포털에 정정·반론 요청 접수만 해도 기사에 ‘정정·반론 보도 청구 중’이란 딱지를 붙여주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치인·기업·기업인 비판 기사마다 이런 딱지가 붙여지며, 기사의 신뢰성을 떨어트리고 여론 형성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네이버는 이날 정정 또는 반론 요청 절차를 간소화한 채널을 신설하고, 요청이 들어온 기사의 제목 앞에 ‘정정보도 청구 중’ 또는 ‘반론보도 청구 중’이란 알림 표시를 붙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네이버는 “뉴스 서비스 회사로써 간편한 피해 구제 절차를 마련해야 하는 법 규정과 뉴스혁신포럼의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설명에 따르면, 뉴스 검색 결과에서 보이는 기사 제목과 본문 상단에 이 알림이 표시된다. 네이버에 정정·반론 요청이 접수되면 자동으로 기사에 해당 문구가 따라붙게 된다.

네이버 ‘정정보도 청구 중’ 내지 ‘반론보도 청구 중’ 알림은 언론중재위의 중재 결과나 법원 판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네이버 쪽은 “네이버에 요청하는 것과 언론중재위 중재 신청은 별개다. 휴대전화 인증 등을 통해 기사의 피해 당사자인 점이 확인되면, 언론사에 (반론·정정 요청 접수 사실을) 전달하고, 언론사가 정정·반론 요청 내용을 수용하지 않으면 언론중재위 중재나 소송으로 가게 되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털이 사실상 실제 언론 피해 구제 절차 담당 기관인 언론중재위에 앞서는 권한을 갖게 되는 셈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언론중재위원회 등 관계기관의 심의 상태나 결과에 대한 안내를 기사 본문 최상단에 노출하는 개편 방향을 밝혔는데, 이번 개편안은 그 때보다 한발 더 나아가 언론중재위 심의와 무관하게 포털에 요청만 접수되면 해당 뉴스에 식별 딱지를 붙이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기업 비판 보도나 총선을 앞둔 선거 보도 등에서 무분별한 정정·반론 보도 요청 중 딱지 붙이기가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도에 대한 이의제기와 허위 보도를 혼동하여 사람들이 자칫 전부 다 ‘가짜 뉴스’로 오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는 정정·반론 요청 중이란 알림이 표시된 기사에 대해서는 댓글 창을 일시적으로 닫아달라고 언론사에 적극 요청할 방침인데, 자칫 기업이나 정치인 등이 비판 보도에 대한 여론 형성을 조기에 진화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는 이런 우려에 대해 “뉴스혁신포럼으로부터 권고받은 내용을 전달하고, 이를 뉴스 서비스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검토해보겠다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 반영할 지는 또다른 이해당사자인 언론사 등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것”이라며 “언론사의 의견을 듣는 절차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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