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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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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부동산 통계 의혹’ 김수현·김상조·김현미 등 11명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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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정식 대전지검 차장검사가 14일 오후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 통계 조작 의혹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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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 통계 조작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문 정부 관료 11명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감사원이 수사 의뢰한 22명 중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11명에 대해선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대전지검은 14일 통계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김수현 전 실장 등 1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김수현·김상조 전 실장과 김 전 장관 등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 관계자 7명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로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주택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산정 ‘주간 주택가격 변동률’을 125차례에 걸쳐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4년6개월 동안 한국부동산원으로 하여금 집값 변동률 확정치(7일간 조사 뒤 다음 날 공표)를 공표하기 전 주중치(3일간 조사 뒤 보고)와 속보치(7일간 조사 즉시 보고)를 매주 3차례 대통령비서실에 미리 보고하게 하고, 수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사전검열 체계를 갖춰 상시로 서울·인천·경기 지역 주택 매매·전셋값 변동률을 조작했다는 것이 검찰이 판단이다.



서정식 대전지검 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수현 전 실장과 윤성원 전 국토부 1차관은 아직 발표하지도 않은 부동산 대책 효과를 변동률 산정에 반영하라고 지시하고, 김현미 전 장관은 부동산 대책 효과가 숫자로 나타나야 한다고 국토부 직원들에게 거듭 지시해 국토부 실장 등이 부동산원 직원들을 질책해 변동률을 낮추게 했다”며 “이런 내용의 명시적 지시가 있었음을 당사자 진술과 문자 내용 등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6·17 대책 등 각종 부동산 대책 시행 전후와 2019년 대통령 취임 2주년, 2020년 총선 무렵에 조작이 집중됐다고 봤다. 그 결과 2017년 11월에서 2021년 7월까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상승률(81%)과 부동산원의 주택가격 상승률(12%)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했고, 이 전 정부 때는 큰 차이가 없었던 케이비(KB)국민은행 변동률과도 최대 30%포인트 격차가 나타났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서 검사는 “원데이터를 바꿔 집값이 분명 오르고 있는 시기에도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통계를 조작했다 ”며 “부동산원 직원들이 사전 보고가 부당하다며 12차례에 걸쳐 꾸준히 중단 요청을 했으나 묵살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소득·고용 관련 통계도 왜곡·조작하기 위한 개입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상조 전 실장과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 4명은 고용통계 조사 결과 비정규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자 ‘병행조사’ 방식 때문이라는 식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이 통계청 보도자료 작성 과정에 개입해 통계조사 결과를 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축소·왜곡했다는 것이다.



홍장표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소득 불평등이 악화한 상황을 정당화하기 위해 통계청에 불법으로 개인정보가 포함된 통계기초자료를 달라고 해, 이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로 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고 임의로 해석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9월 ‘통계조작 의혹’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 통계청, 부동산원 관계자 22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중 장하성·이호승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 차영환 대통령실 경제정책비서관 등 11명은 ‘혐의없음’으로 이번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 검사는 “증거와 법리에 따라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안에 한해서만 기소했다”며 “통계법 위반의 공소시효가 5년이라 혐의 적용에 한계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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