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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동결된 러시아 자산 수익 우크라 위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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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러시아 모스크바의 러시아 중앙은행 건물 위에 이 나라 국기가 걸려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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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동결한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할 계획을 마련했다. 유럽연합이 실제 행동에 나설 경우, 러시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증권예탁결제기관 ‘유로클리어’가 보관하고 있는 러시아 자산 수익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계획은 유로클리어가 보유한 수익금의 97%를 유럽연합 예산 계정으로 옮기고 3개월마다 또는 1년에 두번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내용이다.



유럽연합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유럽연합 내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등을 동결했다. 현재 유로클리어가 갖고 있는 러시아 자산은 1900억유로(약 273조원) 수준이며 이 자산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수익은 38억5천만유로(약 5조5천억원)에 이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수익 중 20억~30억유로(약 2조9천억~4조3천억원)를 올해 중에 우크라이나를 위해 지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 제안은 다음주 열릴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유럽연합은 그동안 수익금을 우크라이나 재건에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용 무기 구입에 쓸 것을 처음 제안했다. 이 제안이 공식 제기될 경우 헝가리 등 일부 국가의 반대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처리 문제는 주요 서방국 사이에서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미국은 해외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약 2850억달러(약 374조원)의 이자 수익 등만이 아니라 자산 원금까지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7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즈음해 러시아 자산의 일부를 사용하거나 전체를 압수하기 위한 “국제법적, 경제적, 도덕적 근거가 탄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재무부장관은 이튿날 공개적으로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맞섰다. 그는 “법적 근거는 유럽 국가들이나 주요 7개국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며 중국 등을 포함한 주요 20개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서방이 동결한 자국 자산을 임의로 처분하면 보복에 나서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지난달 26일 “서방 국가들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자산과 관련한 어떠한 조처도 상응하는 대응 조처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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