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금이 판매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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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이제라도 금 보유비중을 늘려야 할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과 동시에 대표적 위험자산인 비트코인도 최고가를 기록하는 걸 보면서 지금 사지 않으면 놓칠 수 있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확산하면서다. 시장에서는 이제라도 금 투자에 나서기 전에 '금리 인하' 시점을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금 선물 가격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온스당 2158달러까지 급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다시 떠오른 영향이다. 미국 2월 ISM 제조업지수가 47.8포인트로 예상치(49.5포인트)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신규 수주와 생산이 모두 약화하면서 금리 인하가 조기에 시행될 수 있다는 기대다.
금 가격이 2100달러 선을 돌파하자 기술적인 수요도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 위축을 우려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금 실물을 활발히 매입하고 있는 현상을 금값 상승의 이유로 들기도 한다. 실제로 1월 글로벌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유출입 현황을 보면, 미국과 유럽에서의 금 ETF 자금은 큰 폭으로 유출된 반면 아시아에서의 금 ETF 자금은 순유입되는 모습이다.
중국과 인도를 필두로 신흥국 중앙은행에서도 꾸준히 금을 매입하고 있다. 중국 외환보유고 중 금 보유량은 15개월 연속 증가세다. 중동 홍해 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를 보여주는 금과 구리 비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금 가격 급등은 통상적으로 같은 흐름을 보이던 금 가격과 글로벌 ETF 내 금 보유 규모 간 차이가 있다. 금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 ETF로는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것이다. 금 선물 하락 시 이익을 얻는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도 약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 가격의 추세적 상승이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금값은 금리 하락기에 기회비용 감소에 따라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금 가격이 본질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실질금리가 하락하고 미 달러가 약세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미 달러와 금리 모두 아직까지 방향성을 명확하게 잡지 못한 상황이다. 실질금리가 하락하려면 명목금리의 하락 속도가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보다 빨라야 하는데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실질금리 하락이 제한되고 있어서다.
파월 연준 의장은 반기 의회 보고를 통해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이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따라서 6월부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면 미 달러 약세와 실질금리 하락이 유효하겠지만, 금 가격이 추세적 상승장세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결국은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 금을 투자하기에 적절한 시기로 보여진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시작된 이후에도 (인하) 폭이 크지 않고, 경기 침체 우려도 제한돼 금 가격은 연말까지 강보합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현재 가격은 밴드 상단에 근접한 것으로 보여 단기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투데이/정회인 기자 (hihell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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