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SK에코엔지니어링 오동호 대표, 권기창 안동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파스칼 로빈(Pascal Robin) 사노피 코리아 대표, 김형동 국회의원, 박진용 안동L하우스 공장장, 이정배 노조 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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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보유한 백신 공장의 증축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준비한다. 미국 FDA 등 선진 규제기관이 기준으로 삼는 cGMP(미국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수준의 생산 시설을 빠르게 확보한다는 목표로, 이를 통해 해외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에 위치한 백신 공장 ‘안동L하우스’에 신규 설비를 확보코자 증축 공사에 착수한다고 7일 밝혔다. 6일 ‘안동L하우스’에서 열린 착공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기창 안동시장, 김형동 국회의원, 파스칼 로빈(Pascal Robin) 사노피 코리아 대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증축은 기존 L하우스 내 백신 생산동을 1층에서 3층 높이로 올려 약 4,200㎡(1,300평) 규모의 신규 공간을 확보, 글로벌 공급을 위한 백신 생산량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Sanofi)의 대규모 공동 투자를 통해 증축된 시설은 양사가 공동 개발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후보물질 ‘GBP410(사노피 과제명 ‘SP0202)’의 상업 생산에 활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가 공동 개발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후보물질 GBP410은 21종류의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허가된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의 경우 최대 15가지의 혈청형을 예방하는데,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에 대한 질병 부담은 줄어든 반면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으로 인한 질병 부담은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폐렴은 단일 질환 기준 전 세계 어린이의 최대 감염사망 원인으로, WHO에 따르면 연간 약 30만 명에 달하는 5세 미만 영유아가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GBP410과 같이 더 많은 혈청형을 포함한 백신을 개발해 공급할 필요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GBP410에 적용된 단백접합 방식은 폐렴 및 침습성 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의 피막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접합한 것으로, T세포 면역반응에 따른 면역원성을 높인 단백접합 방식이 지금까지 개발된 폐렴구균 백신 중에서도 예방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는 지난해 6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GBP410'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하는 임상 2상의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하며 블록버스터가 될 잠재력을 가진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미국, 캐나다, 온두라스 내 생후 12~15개월 소아 140명과 42~89일 영유아 7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에선 GBP410과 대조백신을 기초 접종(생후 2,4,6개월) 및 부스터 접종(생후 12~15개월)한 후 비교한 결과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을 확인했다. 특히 PCV21가 백신이 상용화될 경우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에 있어 현재 글로벌에서 개발된 20가 백신보다 5~7% 더 넓은 예방 범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 측면에서 GBP410 접종군은 백신과 관련이 있는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또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폴리오,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등 영유아 및 소아 접종 권고 백신을 병용 투약하는 경우에도 대조백신 대비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양사는 이 같은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며 2027년 허가 신청을 진행한다는 목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410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설 증축과 함께 미국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인 cGMP도 빠르게 확보할 계획이다. cGMP 인증은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다. 안동L하우스는 이미 국내 백신 제조 시설로서는 최초로 2021년 EMA(유럽의약품청)의 EU-GMP를 획득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양사는 이번 생산 시설 증축을 통해 GBP410의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의 우수한 기술력 및 생산력과 소아백신 시장의 강자인 사노피의 마케팅 역량이 시너지를 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통계기관인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은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고 단일 백신으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2년 10조 원에서 2028년 1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글로벌 수준의 생산 역량을 입증한 안동L하우스가 이번 증축으로 명실상부 글로벌 백신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며 “블록버스터가 될 잠재력을 가진 신규 백신의 성공적인 개발과 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송도에 건설중인 ‘글로벌 R&PD 센터(Global Research & Process Development Center)’에도 cGMP 수준의 생산 시설을 설계, 백신 개발부터 생산까지 이르는 전반의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송도 글로벌 R&PD센터에 설립될 생산 시설은 신규 공법 도입을 위한 소규모 시험 설비인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로 구축돼 글로벌 협력의 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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