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전경.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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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가 의대 입학정원 증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반발한 의대 학장단 교수들이 일괄 사퇴의 뜻을 표했다. 의과대학 재학생과 교수 노조는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홍원화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경북대 의대 학장단은 7일 "정부의 의대 학생 정원 증원 시책에 관해 교육 가능한 증원 규모를 논의해 그 결과를 대학 본부에 제시했다"며 "그러나 대학 본부와 총장은 의대의 제안을 존중하지 않았으며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입학정원 증원을 제시했다"는 입장을 냈다.
이어 "이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견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표명했음에도 대학 본부와 총장은 의대에서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증원 규모를 교육부에 신청했다"며 "교육자로서 의학 교육의 파행을 더는 묵과할 수 없기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경북대 의대 재학생들은 성명을 내고 "학생과 교수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정치적 증원 신청"이라고 규탄하면서 홍 총장을 향해 "경북대 학생들과 구성원들에게 사죄하고 총장직을 내려놓으라"고 촉구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동조합 경북대학교지회·경북대 민주화교수협의회 등 교수노조도 홍 총장을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홍 총장의 국민의힘 위성정당 비례대표 신청과 철회 과정은 개인사로 치부될 수 없는 경북대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건"이라며 "총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라고 반발했다.
또 "홍 총장은 마음이 담긴 진솔한 사과보다 변명에 가까운 사과 아닌 사과를 하였다"라며 "고등교육의 위기 상황에서 총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정치권을 기웃거린 홍원화 총장의 행태를 용납할 수 없으며, 앞으로 학내외에서 총장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다양한 실천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총장은 앞서 경북대 의대 정원을 110명에서 250명으로 늘리는 계획을 교육부에 신청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와 맞물려 그가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의대 증원을 발표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여론이 고조되자 홍 총장은 이날 신청을 철회하며 사과했다. 그는 '경북대 구성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최근 의대정원 증원 추진과 저의 비례대표 신청이 시기적으로 겹치다 보니 많은 정치적 해석을 가져왔으나 두 사안은 무관하다"며 "22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신청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 추진의 진의가 왜곡됐다"며 "이번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과 철회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 여러분에게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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