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김중희·조영진 교수
의료앱 ‘ECG버디’ 식약처 인증획득
스마트폰 촬영만으로 신속진단 가능
의료취약지역 응급현장 도움 전망
별도의 장비 없이 심전도 검사 결과 이미지를 스마트폰으로 촬영(왼쪽)하면 인공지능(AI) 모델이 이를 분석해 응급질환 여부 판단을 지원(오른쪽)하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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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이 스마트폰으로 심전도 이미지를 분석해 응급의료 현장에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김중희 응급의학과 교수·조영진 순환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스마트폰으로 심전도 이미지를 분석해 부정맥, 응급상황, 심장 기능 이상 등을 평가하는 의료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 ‘ECG Buddy(버디)’를 개발하고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획득했다고 6일 밝혔다.
김중희응급의학과 교수, 조영진순환기내과 교수 |
응급실에서 빠른 평가와 처치는 환자 예후와 직결된다. 중장년 주요 사망 원인인 심근경색 중 가장 심각한 유형인 ‘ST-분절 상승형 심근경색’은 10분 내로 질환 유무를 판정하고 시술을 결정해야 한다.
폐부종 환자는 호흡부전에 빠지기 전 이뇨제를, 고칼륨혈증은 심각한 부정맥이 오기 전 칼슘을 투여해야 한다.
이 같은 응급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심초음파검사, 혈액검사, 혈관 조영술 등과 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응급상황에서는 검사가 어렵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의료진은 환자 상태를 살피며 매 순간 진단과 신속한 치료 사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어려움에 놓인다.
주치의의 숙련도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연구팀은 1분이면 가능한 심전도 검사 결과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다양한 응급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최근 식약처 의료기기 2등급 인증을 획득했다.
ECG Buddy라고 불리는 이 앱은 스마트폰으로 12리드 심전도 파형 영역을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11가지 심장 리듬을 분류하는 과정을 보조한다. 중증도 평가, 급성 심근경색 선별, 심장 기능 평가, 고칼륨혈증 선별 등을 위해 개발된 10가지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출력해 준다.
연구팀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ECG Buddy의 정확도는 심근경색 진단이나 고칼륨혈증 평가에 있어서 숙련된 응급의학과·순환기내과 전문의가 직접 심전도를 분석하는 것보다 높다.
지난해 대한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해당 모델의 심기능 평가 성능 우수성을 보고하는 임상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간 심전도를 분석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개발된 적은 있다. 다만 병원 의무기록시스템과 인공지능을 연동하거나 새로운 심전도 측정 장비를 구입해야 하는 등 활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하면 돼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현장에 보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 응급의료의 경우 숙련된 인력이나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웠는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김 교수는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 보다 빠르게 할 수 있게 판단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솔루션으로, 경험이 적은 의료진이나 심전도 분석에 익숙하지 않은 1차 의료기관을 비롯해 건강검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 인증을 통해 의료 취약지역의 응급의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이 개발한 심전도 분석 인공지능 모델은 최근 ‘국제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등 여러 SCI급 학술지에 발표됐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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