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주에 라벨 붙여 “힘들 땐 129 전화를”
앞으로 소주병에 ‘힘들 땐 망설이지 말고 연락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힌다.
행정안전부는 충청권 지역 소주인 ‘이제우린’ 제조 업체 맥키스컴퍼니와 협력해 이달부터 생산되는 소주 50만 병에 보건복지부 보건복지상담센터 전화번호인 ‘129′가 적힌 라벨을 붙이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라벨에는 ‘힘들 땐 망설이지 말고 연락하세요’라는 제목 아래 ‘129(보건복지상담센터 번호) 또는 가까운 읍·면·동 사무소(행정복지센터)에 꼭! 전화 또는 방문하세요’라는 안내도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 사업은 생활고를 겪는 운둔형 청년, 폐지와 공병을 모아 생계를 이어가는 어르신 등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병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읍·면·동 사무소에 방문하면, 누구나 자살이나 알코올중독 등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정부에서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도 받는다. 상담을 통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월세나 전기 요금, 쌀·라면 등 생필품도 받는다.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전기료를 못 내 단전된 가구, 화재 및 자연재해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구, 중한 질병이나 부상을 당한 경우 등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생산하는 소주 50만 병은 음식점이나 술집에 납품하는 ‘업소용 소주’가 아닌 편의점이나 마트에 납품하는 ‘가정용 소주’로 생산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소주로 시름을 달래는 이들에게 도움을 받을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번 사업의 효과를 확인한 뒤, 전국으로 유통되는 소주 업체들과도 협력해 라벨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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