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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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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원전 놓고 양분…찬성 프랑스 편 vs 반대 독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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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독일 그론데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 중단일을 하루 앞둔 2021년 12월 30일 이 발전소의 냉각탑에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원자력에서 자유로운 유럽을 위해”라는 글귀를 비추고 있다. 에메르탈/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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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원자력 발전 확대를 놓고 정확하게 반반으로 나뉘면서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회원국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 내 원전 찬반 진영이 4일(현지시각) 유럽연합 회원국 에너지 장관 회의에 맞춰 동시에 성명을 발표하며 갈등을 노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가 이끄는 원전 확대 진영은 이날 12개 회원국 공동 성명을 내어 유럽연합 차원의 원전 정책 강화를 촉구했다. 성명에 참여한 나라는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핀란드, 헝가리,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웨덴이다. 이탈리아는 원전 확대 진영 모임에는 참여했으나 성명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이에 맞서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이끄는 원전 반대 진영도 13개 회원국 공동 성명을 내어 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촉구했다. 성명 발표에 동참한 나라는 덴마크, 에스토니아,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몰타,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이다. 네덜란드는 두쪽 성명에 모두 서명했다.



27개 전체 회원국 가운데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 순회 의장국인 벨기에와 키프러스, 리투아니아 등 3개국은 어느쪽에도 동조하지 않았다.



유럽연합은 2022년 7월 6일 원전에 대한 투자를 녹색 투자로 인정하는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 개정 작업을 마친 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원전 의존도가 높은 프랑스의 기존 전력 체계에 의존해 생산된 수소를 ‘재생 가능 수소’로 인정하는 등 원전 친화적인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



원전 찬성 진영은 “(원전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흐름을 원자력 개발을 위한 유럽연합 차원의 체계(프레임워크)로 전환해야 한다”며 금융 정책을 포함한 각종 관련 정책 모색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원전 반대 진영은 “자금 지원은 공통의 목표가 이미 존재하는 비용 효율적인 기술에 집중되어야 한다”며 원자력 기술보다는 재생 에너지와 전력망 개선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이들은 다만 성명에서 원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전력 생산의 70% 정도를 원전에 의존하는 프랑스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위기 이후 원전이 에너지 공급을 안정화시키는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유럽연합 차원의 원전 확대 정책을 앞장서 주장해왔다. 반면, 독일은 지난해 4월 가동 중인 원전을 모두 폐쇄하면서 재생 에너지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연합을 이끄는 두 나라가 원전을 놓고 정면으로 맞서는 데다가 다른 회원국들도 양분되면서, 유럽연합의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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