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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수의 입은 송영길 "조국도 불구속, 왜 나만" 격정의 셀프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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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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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법정에서 “나의 보좌관이 자율적으로 한 일이고 내게 보고한 적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송 전 대표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첫 공판기일에서 직접 발언 기회를 얻고 이렇게 말했다. 송 전 대표가 모습을 드러 낸 것은 지난해 12월 18일 구속된 이후 처음이다. 쑥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송 전 대표는 석 달 전과 달리 머리가 절반가량 하얗게 센 모습이었다.

그는 “돈 봉투 사건 발생에 대해선 저의 정치적 책임이 있어 송구하다”면서도 “그러나 법률적으로 말하면, 저는 관여한 바 없고 전혀 모르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수씨(송 전 대표 전직 보좌관) 등 ‘송영길 캠프’ 관계자들이 2021년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국회의원 등에게 총 6750만원을 살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 ‘최종 수혜자’인 송 전 대표가 공모 관계를 부정한 것이다. 송 전 대표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박씨에게서 ‘돈 봉투 자금’ 조성 내역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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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고인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 씨가 지난해 7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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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송 전 대표는 이날 “보좌관이 보고 없이 자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겠느냐는 의문은 이해가 가지만 의원과 보좌관의 관계는 단순한 지시 또는 상명하복 관계에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그의 오른팔이었던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의 공모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하지 않았느냐”며 “하물며 국회의원과 보좌관 관계는 ‘검사동일체 원칙’과 달리, 차기 의원을 꿈꾸는 예비 정치인인 보좌관과 국회의원이 마치 벤처기업의 공동 지분을 갖는 것 같은 파트너십 관계”라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당시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던 것에 대해서는 “공익의 대표자인 대한민국 검찰은 객관 의무를 저버린 정치 검사이기 때문에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인권의 최후 보루인 사법기관에서만큼은 소상하게 입장을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도 같이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그 사건 수사는 안 하고 이게 무슨 큰 사건이라고 저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느냐”며 “막시무스(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등장인물)에게 단도를 찔러놓고 싸우자는 비겁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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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 등으로 구성된 송영길 검찰탄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29일 송 전 대표가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탄압을 규탄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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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신청한 불구속 재판의 필요성도 호소했다. 그는 “영장심사에서 담당 판사를 설득하지 못해 구속됐는데, 정말 힘들었다”며 “두 달반 (구속돼) 있으면서 매일 밤 108배를 하며 재판부를 생각하며 오늘 안타까움을 호소할 시간을 기다려왔다”고 했다. 이어 “조국도 2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법정구속이 되지 않아 정치활동을 하고 있고, 김만배(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도 1심에서 실형을 받고도 구속되지 않았다”며 “총선이 다가오며 내일모레 창당을 하게 되는데 정치활동을 할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일 당명을 소나무당으로 확정하고 ‘옥중 창당’을 준비 중이다.

송 전 대표의 ‘셀프 변론’은 약 20분간 진행됐다. 격정적인 토로가 계속되자 재판부는 도중에 말을 끊고 “물을 좀 마시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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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전 의원이 제작한 소나무당 로고와 티셔츠 디자인. 사진 손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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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대표는 2021년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박용수씨 등을 통해 경선캠프 지역 본부장 10명 및 현역 국회의원 20명에게 6000여만원 가량의 돈 봉투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20~2021년 외곽 후원조직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 원을 수수한(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2021년 7~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 처리시설 관련 청탁을 받고 먹사연을 통해 4000만 원을 수수한(특가법상 뇌물) 혐의도 있다.

송 전 대표 측 변호인단은 이날 “검찰이 돈 봉투 사건을 위해 받은 압수수색영장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없는 먹사연 혐의를 파악하는 등 ‘별건 수사’를 했다”며 이렇게 확보한 먹사연 자료는 ‘증거 능력이 없는 위법수집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서를 받아 판단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증거 동의절차에서 송 전 대표 변호인이 의견을 뒤늦게 내거나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도 확인되는 문건에 대해서도 증거로 채택되는 것을 동의하지 않자 “선을 넘은 듯한 일반적이지 않은 행태”라며 “재판 지연 목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의 보석 심문은 6일 진행될 예정이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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