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에서 ‘무릎 관절 주사’ 맞는다?…실손보험금 반년간 33억 ‘쑥’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7월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 관련 시술 건수와 보험금 지급액이 반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형외과가 아닌 일반 병원에서 집중적으로 주사 치료를 하고, 불필요한 입원을 유도해 고가의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 4곳에서 취합한 줄기세포 무릎 주사 관련 실손보험 청구 건수는 지난해 7월 32건에서 그해 12월 856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보험금 지급액은 9000만원에서 34억원으로 늘었다.

이들 4개 사는 전체 실손보험 시장의 52%를 차지한다. 지난해 12월 보험금 지급액에 12를 곱한 액수를 업계 전체 금액으로 환산하면, 앞으로 연 800억원이 넘는 보험금이 줄기세포 무릎 주사에 쓰일 것으로 추산된다.

병원별로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고무줄 청구’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 4개 사에 접수된 의료기관의 무릎 주사 청구 금액은 최저 2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10배나 차이가 났다.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는 지난해 7월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무릎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 목적으로 신의료기술로 인정됐다. 시술 시간은 약 30~40분. 시술 후 1시간이 지나면 거동이 가능하기에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보험 업계에서는 일부 의료기관이 고액의 비급여 의료비를 발생시키기 위해 입원을 유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통원의료비 한도는 20만∼30만원이지만 입원 시 한도가 5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시술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골관절염 치료법인 만큼 무릎 관절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야 하지만, 주사 치료가 정형외과가 아닌 일부 한방병원이나 안과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하반기 A사에서 줄기세포 무릎 주사 관련 실손 청구 건수가 가장 많은 상위 5개 병원 중 3개가 한방병원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소재 모 한방병원은 가정의학과 의사를 채용해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와 한방 치료를 사후관리 패키지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확인됐다. 백내장 수술 전문 병원인 부산·경남에 있는 안과 2곳은 대법원 판결 이후 고액의 다초점렌즈 비용을 실손보험으로 보전받기 어려워지자, 정형외과 의사를 고용해 골수 줄기세포 무릎 주사 치료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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