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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네타냐후, 정적 방미에 "총리는 한명"…이스라엘 내홍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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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와 소통 안 되던 美, 베니 간츠와 공감대 형성?

뉴스1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가 지난해 10월28일 (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가운데), 베니 간츠 전쟁 내각 위원(오른쪽)이 배석한 가운데 가자지구 지상 작전 돌입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0.29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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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 전쟁 내각에 참여한 국가통합당 베니 간츠 대표가 미국을 방문해 미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리는 한 명뿐"이라며 날을 세웠다.

전쟁 내각은 개전 이후 꾸준히 갈등을 빚어 왔는데, 간츠 의원의 미국 방문으로 국가 지도부 간 내홍이 극에 달하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간츠 대표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을 만나기 위해 이날 미국 워싱턴에 도착했다. 간츠 대표는 이들 외에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브렛 맥커그 중동 특사 등과도 만날 예정이다.

간츠 대표의 방문은 휴전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개전 이후 지지율이 줄곧 곤두박질치고 있는데도 그가 전쟁을 고수하는 건, 정치적 판단 때문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스라엘 국민들이 '전쟁'은 반대하더라도 '하마스 척결'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하마스 척결을 내세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둬 여론을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휴전이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기도 하다.

간츠 대표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 등과 만나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전달 및 휴전과 관련된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 관계자는 간츠 대표의 미국 방문이 네타냐후 총리의 허가 없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총리가 간츠 대표에게 이스라엘에는 총리가 단 한 명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간츠 대표의 방미는) 모든 장관은 여행 계획 승인을 포함해 사전에 총리와 여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정부 규정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간츠 대표의 사무실은 성명을 통해 "간츠 대표는 회의에서 전달할 메시지를 조정하기 위해 금요일(1일) 자신의 주도로 총리에게 여행 의사를 직접 통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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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2024.01.0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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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부 내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는 징후는 그간 지속적으로 포착됐다.

가디 아이젠코트 전쟁 내각 장관도 지난 1월 이스라엘 방송 채널12 뉴스에 출연해 "전략적 성과는 달성되지 않았다. 우리는 하마스를 무너뜨리지 못했다"며 "대중은 더 이상 네타냐후 총리의 지도력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선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쟁 내각이 군대와 정치인의 결합이라는 점에서도 내홍 조짐은 꾸준히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두고도 명확한 명령과 확실한 책임을 원하는 군부와 정치인 간 마찰이 빚어졌는데, 이 문제가 휴전 협상까지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IDI)의 요하난 플레스너 소장은 CNN에 "내각은 화합을 보여주기 위해 창설됐지만, 정책과 접근법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의 정치학자 루벤 하잔도 전쟁이 100일을 넘기면 분열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일찌감치 지적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두 진영 사이의 경계는 매일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츠 대표가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로 거론되되는 만큼 이번 갈등이 어떻게 봉합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잔은 유로뉴스에 "정치적 균열이 커지고 간츠가 정부를 그만둔다면, 전쟁으로 화난 대중의 항의가 수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츠 대표의 미국 방문을 두고 예루살렘포스트는 "네타냐후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이의 긴장감은 간츠가 네타냐후는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미국과 공감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평가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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