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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선거 조작 논란' 셰바즈 샤리프 전 파키스탄 총리, 새 정부 총리로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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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 연설 때 야권 "투표 도둑" 외쳐
한국일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신임 총리가 지난달 13일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연설하고 있다. 라호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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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연립정부의 새 총리로 셰바즈 샤리프(73) 전 총리가 선출됐다. 지난달 8일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이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정부 구성은 일단락된 셈이다.

파키스탄 매체 돈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치러진 파키스탄 의회 하원 투표에서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 소속 샤리프 전 총리가 절반(169표)을 훨씬 넘은 201표를 얻어 92표에 그친 오마르 아유브 칸 후보를 가볍게 제쳤다. 이로써 샤리프 신임 총리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8월 하원 해산 때까지 총리를 지낸 데 이어 생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아유브 칸은 수감 중인 임란 칸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과 연대한 수니 이테하드 평의회(SIC) 정당이 내세운 총리 후보였다. 이번 총선에는 칸 전 총리가 지난해 8월 이후 부패죄로 수감된 상태여서 출마할 수 없었다. PTI는 정당법 위반으로 정당 상징 사용을 금지당했고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했다.

하지만 군부에 반대하는 칸 전 총리 지지자가 투표에 대거 참여해 이들 무소속 진영이 의석수 1위를 차지했다. 이들 후보는 이후 PTI와 연대키로 한 군소정당 SIC에 가입했다. 이들은 투표 조작이 없었다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선거 당국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칸 전 총리를 지지하는 야권 의원들은 이날 샤리프 신임 총리가 수락 연설을 시작할 즈음 그의 앞으로 몰려가 칸 전 총리의 초상화를 든 채 "투표 도둑", "창피"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샤리프 신임 총리는 연설에서 "파키스탄은 연방하원 지출도 빌린 돈으로 할 정도로 채무위기에 직면했다"며 경제시스템 개혁을 강조했다. 앞서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현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이달 말 끝나면 새 프로그램 도입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임 내각은 경제 문제뿐 아니라 국내 테러 대처, 인접국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과 관계 개선 등 산적한 문제를 안고 출범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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