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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4일까지 신청 안하면 증원 없다"… 교육부, 대학별 배정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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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적막한 병원 대한의사협회가 서울 여의도에서 장외 집회를 개최한 3일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복도를 환자가 지나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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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장외 집회를 여는 등 의료계 반발에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전국 의대에 신청 기한이 3월 4일이라고 재공지하며 기한 내 신청하지 않은 대학은 정원을 늘려주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본부는 4일까지 증원 신청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규모도 1차 조사 때 제출했던 인원인 2151명 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의대를 운영하는 전국 40개 대학에 공문을 발송해 예정대로 4일까지 2025학년도 의대 학생 정원을 신청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22일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각 의대는 이번 재공지를 '최후통첩'으로 보고 주말까지 증원 신청 규모를 조정했다. 의대가 있는 한 대학 관계자는 "이번이 아니면 앞으로 증원할 기회가 없을 것으로 보고 연휴에도 일하며 내부 조율을 진행 중"이라며 "마지막 날까지 고심해 오후 늦게 제출할 계획이고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방침은) 간단하다. 4일이 지나면 (신청을) 안 받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각 대학이 시설이나 교수진 규모를 고려해 증원 여력을 자체적으로 점검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신청)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간호학과든 첨단학과든 정부가 그 필요성을 인정해 증원하는 어떤 학과도 신청하지 않은 대학에 증원해주는 일은 없다"며 "마지막으로 증원(1998년)한 지 20년이 넘은 점을 생각하면 이번에 신청하지 않은 대학들은 (의대 정원을 늘리는 데) 반세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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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학장, 의대생 등 내부 반발에도 대학본부가 주축이 돼 증원 신청을 강행하며 각 대학 증원 규모는 정부가 발표한 2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방 소재 국립대가 증원 대열에 앞장서고, 정원 50명 이하 소규모 의대가 있는 사립대도 뒤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진주 소재 경상국립대는 현재 76명인 의대 정원을 200명까지 늘려 신청할 방침이다.

지난해 의대 정원을 142명에서 160명으로 늘리겠다고 신청했던 전북대의 양오봉 총장도 지난달 28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원이 늘어난다면 의대 건물 4호관을 증축하는 등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대, 충남대, 강원대 등도 논의 중이긴 하지만 가능한 한 늘리고 싶다는 게 중론이다. 아주대 역시 현재 40명 정원을 최소 110명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의대 정원이 40명인 아주대는 지난해 수요조사 당시 150명까지 증원하겠다고 적어낸 바 있다. 아주대 관계자는 "그대로 추진하자는 쪽도, 조금 줄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쪽도 있다"며 "학교(본부)는 기존 숫자를 고수하려고 하지만 의대 의견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대 대부분은 증원 신청 시한인 4일 오후까지 막판 조율을 거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증원 규모와 관련해 대학본부, 의대 교수진, 부속병원 등 사이에 의견 차가 크고, 현재의 예산·인력·시설을 고려해 최종 수치를 미세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지난 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의대 신입생 정원을 현재 110명에서 250∼300명으로 늘려달라고 교육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의대 쪽에서 즉각 반발했다.

교육부의 수요조사 기한 연기를 요청했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이번 수요조사에서도 의대 의견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소재 A 의대 학장은 "대학본부가 2배 증원을 요청할 것 같다"며 "의대 교수는 모두 현재 교육 여건상 수용할 수 없는 숫자라고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는 "이렇게 사실상 대학본부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는 것은 2000명 증원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며 "이 자체가 2000명이라는 숫자가 정밀한 전망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신찬수 KAMC 이사장은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의대가 버틸 수 있는 개강 기한은 16일 정도까지"라며 "그 이전에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규모 유급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은 총 1만3698명이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70%가 넘는 인원이 휴학계를 낸 셈이다. 단체행동이 장기간 이어지면 학생들은 '집단 유급'을 할 수 있다. 대부분 의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서정원 기자 /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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