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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휴전 물 건너갔나…이스라엘군 발포로 민간인 사망자 112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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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보건부 "대량학살" 규탄…이스라엘 "군중 해산 목적"

"대학살", "민간인 표적" 비판 잇따라…라마단 전 휴전 논의 복잡해질 듯

뉴스1

현지시간 2024년 2월 29일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비디오에서 캡처한 사진. 가자 시티로 들어온 구호품 트럭 주위로 가자인들이 몰려든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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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가자지구에서 구호물자를 받으려던 민간인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이 몇 주간 중재해 오던 휴전 협상이 불발 위기에 놓였다.

로이터·AFP통신을 종합하면 29일(현지시간) 구호 트럭이 식량을 가자시티로 운송하고 있는 동안 이스라엘군이 군중을 향해 발포하면서 민간인 112명이 숨지고 750명 이상이 부상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사건을 '대량 학살'이라고 규정했지만, 이스라엘 측과 입장이 상충되고 있어 미국과 유엔 등이 사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이 구호 트럭을 습격한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몇 발의 경고 사격만 가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오늘 아침 이스라엘군은 가자 북부 주민들에게 추가적인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38대의 트럭으로 구성된 수송대를 조직했다. 이 인도주의적 구호품은 이집트에서 왔고 이스라엘의 케렘 샬롬 통행로에서 보안 검색을 거친 후 민간 계약자가 배포하기 위해 가자 지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트럭을 보고 "수천 명의 가자인들이 트럭으로 돌진했고, 일부는 폭력적으로 다른 가자인들을 밀고 짓밟아 인도주의적 물품을 약탈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 탱크는 구호 호송대를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그곳에 있었다. 우리 무인비행기(UAV)는 우리 군대 위에서 찍은 명확한 그림을 제공하기 위해 공중에 있었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처음에 탱크는 가자 지구 사람들이 짓밟히는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몇발의 경고 사격으로 이들을 해산시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가 수백 명이 수천 명이 되고 상황이 통제 불가능해지자 탱크 사령관이 후퇴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하가리 대변인은 "그들이 후진할 때 얼마나 조심했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폭도들을 향해 총을 쏘는 것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안전하게 후퇴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지난 나흘 동안 이처럼 구호 작전을 펼쳤다면서 "이스라엘군은 교전 규칙과 국제법에 따라 작전을 수행한다"면서 자신들의 공격으로 100여명이 사망했다는 하마스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반면 현장에 있던 목격자 한 명은 수천 명의 사람들이 구호 트럭을 향해 돌진했고, 이들이 탱크로 너무 가까이 다가가자 이스라엘군이 군중을 향해 총격을 가하면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굶주린 가족을 위해 구호물자를 받으려다 사건을 목격했다는 알리 아와드 아쉬키르는 트럭이 도착하기 2시간 전부터 구호품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트럭이 도착하자마자 이스라엘 점령군은 포탄과 총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유엔은 이스라엘군의 행위를 '폭력적'이라고 비난했고 미국은 사태를 파악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엔 대변인 스테판 두자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총격으로 사람들이 총에 맞아 죽었든, 군중에 의해 짓밟혔든, 트럭에 치였든, 이 모든 것이 어떤 의미에서 (이번 전쟁에 기인한) 폭력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유엔(직원)은 없었다면서 사무총장의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모든 인질의 무조건 석방" 요구를 거듭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두 가지 주장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번 총격 사건으로 휴전 논의에 복잡성이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우리는 오늘 아침 일찍부터 이스라엘 정부와 접촉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조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답변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번 사건을 '대학살'이라고 표현했다. 프랑스는 "민간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부당한 사격"을 비난했고, 스페인 측은 이번 사건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비무장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 동부 현지시간 29일 오후께 비공개 긴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참극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충돌로 발생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선 날 발생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지상전이 벌어진 지 146일 만이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라마단이 시작되는 3월10일에서 11일 사이에 휴전이 시작되길 희망해왔다.

뉴스1

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아동들이 식량 배급을 받기 위해 빈 그릇을 가지고 모여 있다. 2024.02.28/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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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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