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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밸류업 소멸한 증시, 믿을 건 실적뿐… 한국전력·SK하이닉스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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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주요 상장사 영업이익 추정치/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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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들의 올해 이익 추정치가 최근 하향 조정을 멈추고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정치 상향 종목이 한국전력 등 일부 종목에 그친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증시 전반의 상승 동력이 약해진 만큼 실적에 따른 종목 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익 추정치 하향 일단 멈춤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가 존재하는 코스피 202개사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226조9195억원으로 1주일 전보다 0.6% 상승했다. 한 달 전 대비로는 2.2% 하락했다. 지난달 초 삼성전자가 기대치를 밑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이어졌는데 최근에는 하향세가 멈추고 반등했다.

가시성이 높은 1분기 실적은 반등 강도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38조4673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는 5% 하락했으나 1주일 전 대비로는 1.8% 반등했다.

올초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금리 인하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소멸한 만큼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실적으로 쏠린다. 1분기 실적 시즌이 가까워 질수록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이 큰 기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주가도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실적 반등은 상장사 전반의 펀더멘털 개선이 아닌 일부 종목에 국한돼 있어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1분기 이익 추정치 상향 기업은 14개사인 반면 하향 기업은 26개사로 2배 가량 더 많다.


한국전력 두각, 반도체는 희비…2차전지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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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김종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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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치 상향을 이끈 건 대부분 한국전력이었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4561억원으로 1주일 전보다 61.6%(9358억원) 상향됐다. 코스피 전체 상향폭(6815억원)을 상회했다. 한국전력을 제외하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여전히 하향세다.

한국전력은 에너지 가격 안정화와 전기요금 인상 등의 요인으로 적자폭을 빠르게 줄였다. 영업손실은 2022년 32조6552억원에서 지난해 4조5691억원으로 줄었는데 4분기에는 1조9966억원 흑자로 돌아서며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9조5720억원으로 예상된다.

상향된 실적이 주가에도 반영되면서 올해 들어서만 약 30% 가량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추가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최고 3만2000원까지 상향했다. 이날 종가(2만4500원) 대비 30%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 1조1144억원으로 1주 전 대비 4.9%(520억원) 상향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0.3%(133억원) 하락한 4조6812억원으로 예상되며 하향세가 이어졌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HBM(고대역폭 메모리) 경쟁력이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AI(인공지능)용 서버에 쓰이는 HBM은 일반적인 D램보다 판매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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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의 M16 전경. /사진=뉴스1. /사진=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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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SK하이닉스는 타사 대비 앞선 HBM 기술력을 바탕으로 엔비디아에 제품을 독점공급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HBM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은 SK하이닉스에 뒤진다는 평가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달을 기점으로 SK하이닉스와 경쟁사의 이익 컨센서스 방향성이 달라졌는데 HBM 격차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모두 우위를 기반으로 HBM을 공급한다는 걸 감안할 때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공급자 프리미엄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075억원으로 1주일 전보다 6.1% 올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삼성전기, LS ELECTRIC, 씨에스윈드 등은 약 1%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

반면 지난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2차전지 업종은 올해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여전히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

양극재 업체 엘앤에프는 올해 1분기 7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1주일 전(619억 손실)보다 예상 적자폭이 확대됐다. 전지용 동박을 제조하는 SKC 역시 1분기 355억원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 부장은 "4분기 실적 시즌을 지나며 반도체,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 업종의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가 다시 상승반전했다"며 "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은 저PBR주가 아닌 수출주, 성장주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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