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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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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사망해도 의사 책임 덜어줘…복귀 안한 전공의는 처벌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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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7일 열린 서울대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졸업생들이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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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7일 조속한 입법 추진 의사를 밝힌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은 의료계에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법안이다. 의료사고에 대해서도 교통사고처럼 보험에 가입한 경우 형을 감면해주는 것이 골자다. 다른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파격적인 법안인데다 환자단체의 반발이 거센 탓에 수 년간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이날 정부가 공개한 특례법 초안에 따르면 의료인이 ‘책임보험·공제(보상한도가 정해진 보험)’에 가입한 경우 의료과실로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했더라도 환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미용·성형을 포함한 모든 의료행위를 대상으로 한다.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와 전공의에 대해서는 책임보험·공제 가입에 필요한 보험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종합보험·공제(발생한 피해 전액을 보상하는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의료과실로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공소 제기를 불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응급·중증질환·분만 등 필수의료행위는 환자에게 중상해가 발생한 경우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필수의료 행위 도중 환자가 사망해도 형을 감면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특례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 및 중재절차에 참여하는 경우 적용된다. 또 면책 제외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특례 적용이 배제된다. 다만 진료기록·CCTV 위·변조, 의료분쟁조정 거부, 환자의 동의 없는 의료행위, 다른 부위 수술 등은 면책되지 않는다. 특례법은 의료인의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에 대해 다른 법률보다 우선 적용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금일 발표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안은 그간 의료 현장에서 제기한 의견을 반영한 것이며 의사단체가 요구한 의사 증원의 전제조건”이라며 “이번 초안에 대해 환자단체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국회 입법 과정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과거에는 의대 졸업한 여학생 1등만 갈 수 있었던 소아과가 이렇듯 망가진 건 단순히 출산율 저하 때문만은 아니다”라면서 “수년전 이대목동병원 사태로 의사들의 법적인 리스크가 커졌고 그에 대해 국가가 나몰라라 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때나 당사자가 이의제기만 하면 (의사가) 경찰서 검찰청 불려다니는 그런 일이 없도록 더 전문적이고 과학적으로 의료분쟁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열흘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전날까지만 해도 정부는 3월 이후 미복귀자에 대한 행정처분과 사법절차 진행을 수차례 언급하며 전공의들의 병원 복귀를 압박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이날은 기존의 사법처리 방침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의료계의 요구가 반영된 법안으로 먼저 손을 내밀며 ‘강온 양면 전략’을 펼쳤다. 박 차관은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은 전공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정부의 진정성을 믿고 대화의 자리로 나와달라”고 촉구했다.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현장의 공백을 메꾸기 위한 대책도 이어졌다. 정부는 이날부터 간호사 대상 진료지원(PA) 인력 시범사업을 실시해 간호사의 의료기관 내 행위를 법적으로 보호하기로 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새로운 보건의료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필요하면 시범사업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한 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1항를 근거로 진행된다.

아울러 복지부 내에 ‘즉각대응팀’도 설치했다. 즉각대응팀은 복지부 본부 내 지원팀과 지역의료 현장의 현장출동팀으로 구성된다. 박 차관은 “즉각대응팀은 주로 응급실 뺑뺑이 등으로 인한 사망 사고 발생시 제대로 된 대응이 이뤄졌는지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현장 출동 시 지자체를 중심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 소방청, 응급의료센터, 경찰이 협업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지역의료 현장의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의료계를 향해 대표성 있는 대화창구를 마련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박 차관은 “필수의료 정책은 개원가보다는 병원에 적용되는 게 많아 현재 개원의 중심인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병원계, 개원가, 전공의, 대학교수 등이 모여 대표단을 구성하면 정부가 그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과거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확대한 정책에 빗대어 의대 증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사법시험 합격자수를 2배로 늘리셨다”며 “변호사 숫자가 늘어나니 사회 모든 분야에 법을 배운 사람들이 다 자리를 잡아서 법치주의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변호사 수 확대로 전문 변호사가 늘었듯이 의과학자 등 새로운 의료인재가 배출되려면 일단 의사 수가 늘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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