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왼쪽)가 지난 23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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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 이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합류가 26일(현지시각) 사실상 확정되면서 서방 국가들이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포위하는 형세가 만들어졌다. 스웨덴은 발트해와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나토는 오히려 확장됐고, 유럽 안보 지형 변화 물살이 빨라지고 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끝까지 찬성하지 않았던 헝가리의 의회가 이날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관한 의정서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스웨덴은 1991년 소련 붕괴 뒤 약 30여년 동안 육군의 90%, 해군·공군의 70%를 감축했다. 냉전 기간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했던 군비 지출을 이후 1% 수준으로 줄였다. 러시아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와 마주 보는 섬 고틀란드에 있는 병력도 대부분 철수한 상태였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국방력 강화와 나토 합류로 방향을 틀었다.
스웨덴의 나토 합류로 발트해와 북해에서 나토의 억지력은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러시아가 2차 타격용 핵무기의 3분의 2가량을 핀란드, 노르웨이와 국경을 맞댄 콜라반도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감시망도 촘촘해질 것으로 보인다. 로베르트 달셰 스웨덴 국방연구소장은 고틀란드 등이 있는 스웨덴의 지리적 이점이 “나토의 방어 및 억제력을 좀 더 쉽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고 분석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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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나토는 칼리닌그라드와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 사이에 있는 약 64㎞ 길이 수바우키 회랑을 러시아가 포위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왔다. 러시아가 수바우키 회랑을 점령하면 나토 가입국인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과 폴란드가 서로 차단되기 때문이었는데, 스웨덴이 나토에 합류해 큰 도움이 되게 됐다. 스웨덴이 북해와 발트해 사이에 걸쳐 있기에 나토 병력을 쉽게 현지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핵잠수함이 발트해 연안을 자유롭게 다니기도 어려워졌다.
스웨덴은 향후 발트 3국과 폴란드 등이 속한 나토의 ‘다국적 전투군’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스웨덴의 주요 임무는 발트해와 칼리닌그라드 상공을 감시하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 보급 및 병력 증원의 핵심 지역이 될 고틀란드를 지키는 것도 스웨덴의 역할이다.
스웨덴은 현재 전투기와 해군 소형 호위함과 잠수함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발트해에서 위급 상황에 대비한 작전을 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달셰 소장은 스웨덴은 오랜 기간 “군사적 비동맹”을 주창했지만 사실은 조용히 미국의 안전 보장을 받아왔고 점점 공개적으로 대서양주의자, 나토에 통합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면서 이번 나토 합류는 스웨덴이 “마지막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확장에 대응해 14년 전 폐지했던 모스크바 군관구와 레닌그라드 군관구를 재창설하는 내용의 법령에 서명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두 군관구는 2010년 국방개혁 당시 서부 군관구에 통합됐다가 이번에 다시 창설된다. 레닌그라드 군관구에는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칼리닌그라드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레닌그라드 군관구 재창설은 북서부 전략 증강을 의미한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2022년 말 이러한 계획을 처음 언급했다. 당시 쇼이구 국방장관은 “나토 확장 욕구를 고려할 때, 러시아 북서부에 적절한 병력을 배치하기 위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푸틴 대통령도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이유로 군관구 부활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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