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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3 (토)

“이재명 손에 피칠갑” “사퇴하라”···이재명 성토장 된 민주당 의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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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무거운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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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비명) 의원들이 27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비명 공천 학살’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보는 앞에서 ‘비명계 가죽을 벗겨서 손에 피를 묻혔나’라는 취지로 항의했다. 이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등 지도부 사퇴 요구도 터져나왔다. 이 대표는 쏟아지는 의원들의 문제 제기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의원총회 말미에 자리를 떠났다.

이날 의원총회는 ‘비명계 공천 학살’ 논란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이날 친문재인(친문)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제하고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하자 쌓였던 갈등이 폭발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공천 갈등 수수방관과 총선 전략 부재를 비판하면서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친문재인(친문)계 홍영표 의원은 이 대표에게 “(이 대표의) 총선 목표가 윤석열 정부 심판인지, 이 대표 개인 사당을 해서 다음 번 당권을 잡으려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남의 가죽을 벗기면서 손에 피 칠갑이 됐는데 자기 가죽은 안 벗기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지난 20일 ‘비명계 공천 학살’ 논란에 대해 “원래 혁신이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의미한다”고 말하자 반박한 것이다. 홍 의원은 이 대표가 기자들에게 ‘동료 평가에서 0점을 받아 컷오프된 현역 의원’을 거론하며 웃음을 보였던 일도 비판했다. 발언이 격해지자 홍익표 원내대표가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 사퇴 요구도 나왔다. 설훈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에게 “대표직도 내려놓고 총선 출마도 하지 말고 이 상황을 책임진다고 하고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가 자리를 지키면) 당이 그냥 망하는 게 아니다”라며 “충분히 다른 사람도 당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형 선고를 받고도 살아나서 대통령이 됐는데, 감옥 가는 게 뭐가 두렵나”라며 “잘못한 게 없으면 국민이 (감옥에서도) 끄집어낼 것”이라고 말한 뒤 탈당을 선언했다. 설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에게) 고별사를 했다”고 밝혔다.

오영환 의원은 “공천 갈등 의혹이 점입가경인데 이대로 정상적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나”라며 “사태 수습을 위해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 사무부총장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의원은 “여론조사 경선 불복, 조작 의혹까지 나온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그런데도 지도부는 이대로 ‘시스템 공천이 잘 되고 있다’고만 얘기하실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전해철 의원도 “지도부가 특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공정 여론조사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불공정 경선 여론조사’ 논란이 일었던 리서치DNA 경선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요구도 나왔다. 경선에서 탈락한 김수흥 의원은 경선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다른 여론조사에서 크게 이기고 있었는데 어떻게 리서치DNA가 경선 여론조사를 하니 지는 것으로 나오나”라며 경선 결과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리서치DNA(구 한국인텔리서치)는 비주류를 솎아내기 위한 현역의원 배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수행했다고 의심받아온 기관이다. 리서치DNA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3년 성남시 시민만족도 조사 용역을 수행한 바 있다. 민주당은 논란이 일자 지난 25일 리서치DNA를 경선 여론조사에서 배제했다.

이에 대해 경선을 관리하는 선거관위원장을 맡았다가 사퇴한 정필모 의원은 이날 의총장에서 “조사업체와 관련해 허위 보고를 받았고 나도 속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알고 보니) 외부의 누군가가 실무자에게 전화로 지시해서 리서치DNA가 경선여론조사 업체로 끼어들어갔다”면서 “실무자가 전화를 받은 외부인이 누구인지는 못 밝힌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입장에서는 허위 보고를 받은 것이고 제가 통제 관리할 범위를 벗어났다는 판단에서 선관위원장직을 그만뒀다”고 밝혔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여론조사기관 리서치DNA의 ‘불공정 여론조사’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박용진 의원은 “당 지도부가 친명계 출마자들은 탈당이력이 있어도 25% 감산 적용을 예외 조치해줬다”며 “경기 도중에 골대 옮기고 전반전 끝나니까 옐로우카드 없애준 것과 뭐가 다르냐”고 따졌다. 박 의원은 또 “하위 20% 의원이 받은 점수는 왜 감추고 안 보여주며 경선 과정과 개표 결과에 대해 투명하지 않게 하나”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유령 여론조사기관이 당비를 들여서 어떤 여론조사를 한 것인지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고도 말했다.

몇몇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임 전 실장 공천 배제는 통합과 단합 차원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임 전 실장이 이번에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다음 단계에서 (지도부가) 재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사항이기 때문에 의원총회에서 번복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2시간 40여분간 진행된 의총장에서 내내 침묵을 지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성남FC 사건 공판 출석을 이유로 의총에 불참하려다가 뒤늦게 도착했다. 이 대표는 의총 말미인 오후 4시30분쯤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과 만나 “의원님들께서 여러 가지 의견을 주셨는데 당무에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고민정 최고위원이 사퇴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의원들의 반발에 대해 답변해달라’ ‘의원총회에 불참하려 했다가 다시 참석한 이유가 무엇인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공개 발언에서 현역의원 하위 20% 평가자에게 점수 열람을 불허한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을 향해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총선 전망에 대해 “민주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여러 경고등이 켜지고 있어 선거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민주당이 역사에 죄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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