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자궁 모형. 경향신문 자료사진 |
자궁에 생길 수 있는 여성질환 중에는 매우 흔해 별다른 치료가 필요없는 경우부터 수술로 자궁을 떼어내야 할 질환까지 있을 정도로 유형과 심각성이 다양하다.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등의 질환마다 특성이 다르므로 환자의 상태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매우 흔하게 발견된다. 대부분은 별다른 치료를 할 필요가 없으며 임신을 방해할 정도로 심각한 비율도 낮은 편이다. 김태중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수술용 로봇 기업 인튜이티브가 주최한 미디어세션에서 “자궁근종은 별도의 유병률 통계를 집계하려는 관심조차 낮을 정도로 매우 흔하다”며 “임신 후 후반기에 접어들면 근종의 크기도 줄어들며 출산 후에도 역시 작아지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상이 있을 때는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종양이 방광을 눌러 소변을 자주 봐야 하는 불편이 심해지는 경우, 월경통이 매우 심하게 오는 경우, 월경 양이 매우 많아서 건강에 지장이 생기는 등의 경우에는 수술로 근종을 제거한다. 또한 자궁근종은 종양이지만 양성이라 환자마다 다른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표준적인 치료법을 따르는 악성종양(암) 치료보다 수술시 의료진의 판단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 역시 흔한 질환이지만 일반적으로 자궁근종보다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내막 조직이 자궁 바깥에 존재해 병변이 생기는 질환이다. 관련된 주요 증상으로는 심한 월경통과 하복부 통증, 불임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수술 전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재발이 잦으며 계속 진행하는 특성이 있어 치료하기가 까다롭다.
자궁 바깥에 생기는 자궁내막증 병변은 전신 어디에서든 생길 수 있다. 월경 주기에 따라 변하는 여성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일정한 시기에 주기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김태중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주변 조직과 염증이 발생한 부위가 엉겨붙는 유착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수술로 절제할 때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술 방법은 전통적인 개복수술 대신 복강경을 통해 로봇을 활용하는 수술법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작은 구멍을 낸 뒤 수술용 로봇을 넣어 수술을 진행하는 동안 개복수술과 달리 집도의가 수술부위를 확대한 영상을 보면서 양손을 모두 활용할 수 있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로봇을 쓰지 않는 기존의 복강경 수술에선 수술용 기구를 자유롭게 움직여 활용하는 데 있어 집도의가 다소 불편을 겪을 수 있었다. 수술이 상당한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므로 개선된 수술법으로 의료진의 부담이 줄어들수록 환자에게도 합병증 위험은 낮아지며 더 나은 치료 및 회복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자궁 내막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자궁이 커지는 자궁선근증은 이처럼 개선된 산부인과 수술법이 잘 활용되는 질환이다. 자궁이 전체적으로 커져 임신시의 자궁처럼 부피가 매우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자궁 전체를 절제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빈혈을 동반할 정도로 월경 양이 늘면서 나타나는 월경통과 골반통 등이 있으며 하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임신 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자궁선근증을 비롯해 자궁을 제거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질환은 환자가 출산 계획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치료 시점과 방법이 달라진다. 출산 계획이 있다면 약물치료로 최대한 증상을 조절하면서 자궁 절제수술을 미루는 방법 외엔 뾰족한 대안이 없다. 단, 이미 계획대로 출산을 마쳤거나 향후 출산 계획이 전혀 없다면 가급적 빨리 수술을 받아 자궁을 절제하는 방안이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태중 교수는 “자궁의 두 가지 기능인 임신과 여성호르몬 분비 가운데 여성호르몬 분비 기능은 약으로 대체할 수 있다”며 “출산 계획이 없다면 자궁 절제수술로 불편과 질환의 위험을 크게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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