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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올해만 660개 폐업…건설업 대출 1조 늘린 지방은행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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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5대 지방은행, 건설업 대출잔액과 무수익여신 변화/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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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지방은행이 건설업권에 빌려준 대출이 지난해 1조원 이상 늘어났다.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체 기업대출 가운데 부동산업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들이 건설업 대출도 늘리면서 수익성과 건전성 우려가 늘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이 지난해 건설업권에 빌려준 대출잔액은 전년(5조6057억원)에 견줘 18.6%(1조400억원) 늘어난 6조6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부산은행이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인 27.5%(4865억원)를 기록하며 2조25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광주은행이 20.7%(1916억원) 증가한 1조1160억원, 전북은행이 16.4%(659억원) 뛴 4689억원, 대구은행이 13.5%(2257억원) 늘어난 1조8928억원, 경남은행이 8.4%(702억원) 증가한 9102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업 대출이 늘어난 건 그만큼 건설업권의 자금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통상 자금이 부족한 시행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자산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시행사들은 짧은 만기로 투자자로부터 금융기관보다 저렴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시공사의 연대보증이 있어 리스크가 줄어든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며 시행사들이 발행한 ABCP가 시장에서 수요가 줄자 직접 은행에서 대출을 끌어오게 된 것이다.

지방은행들은 안 그래도 기업대출 잔액(121조1929억원) 중 부동산업 비중이 29.8%(36조774억원)에 달하는 데 건설업 대출까지 늘면서 부동산 침체기에 부메랑을 맞고 있다. 당장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5대 지방은행이 이자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무수익여신(NPL)은 지난해 1조258억원으로 전년(7944억원)에 견줘 29.1% 급증했다. NPL을 전년(6845억원) 대비 약 2배 늘어난 1조3185억원 규모로 상·매각했음에도 증가세를 막지 못했다.

지방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 악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폐업처리된 건설업체는 1948곳으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올해 폐업을 신고한 건설업체도 660곳에 이른다. 또 올해 부도 처리된 건설업체 5곳은 광주·울산·경북·경남·제주 등 지방을 근거지로 두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건설업 부문의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한 지방은행은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자 영업점장 전결 여신 업종에서 건설업을 제외했다. 건설업권에 대출 시에 지점장이 단독으로 결정하는 게 아닌 본점에 보고한 뒤 진행하도록 한 것이다. 다른 지방은행은 건설·부동산업권 대출 포트폴리오 분산에 집중하면서 1000억원 이상 취급된 회사는 건설사 2곳에 그친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부동산PF의 여파가 여기까지 온 거라고 볼 수 있다"라면서도 "은행은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시장침체가 계속돼 대출들이 부실이 돼 돌아오면서 그만큼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건전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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