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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우크라 전선에 美 CIA 지원 '비밀 감청 기지' 12곳 운영"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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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크라 10년 비밀 정보 협력…"러 암호 해독"

美, 표적·감청 등 지원…"우크라 방어의 핵심"

CIA, '금붕어 작전' 등 훈련…"中 위성도 해킹"

번스 CIA국장, 22일 우크라 비밀 방문…10번째

뉴시스

[안드리이우카=AP/뉴시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국경 전선을 따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원하는 비밀 감청 기지 12곳이 설치돼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미사일 표적과 러시아군의 움직임 등 정보를 제공해 우크라를 비밀리에 돕고 있으며 이것은 우크라 방어의 핵심이 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우크라가 대반격 중 처음으로 기갑부대로 러시아군 방어선을 돌파한 곳에 러시아군이 숨져 있는 모습.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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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우크라이나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와의 전선에 12개의 비밀 감청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지난주 우크라를 비밀리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첩보전 : CIA가 푸틴과 싸우는 우크라를 비밀리에 돕는 방법' 제하의 보도에서 미국과 우크라가 10년간 비밀 정보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으며, 이것이 우크라 방어 능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CIA와 기타 미국 정보기관은 미사일 타깃 정보를 제공하고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추적하며 스파이 네트워크 지원을 돕고 있다. 세부사항은 10년간 비밀에 부쳐졌던 것으로, NYT는 미국과 우크라, 유럽 전현직 관리들과 200건 인터뷰한 내용을 근거로 이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2개의 비밀 감청 기지는 러시아 국경 전선을 따라 설치돼 있다. 지하 벙커 형태로, 폐허가 된 우크라 숲에 은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년 간 CIA 지원으로 구축한 스파이 기지 네트워크의 일부다. CIA가 기지 자금 전액 대부분과 장비 일부를 지원했다.

우크라는 이 기지에서 러시아의 정찰 위성을 피해 러시아의 보안 통신 네트워크를 해킹하고 있다고 밝혔다. CIA가 2016년부터 지원한 통신장비와 암호화된 무전기 등을 통해서다. 우크라군 최고 정보 사령관인 세르히 드보레츠키 장군은 NYT 기자에게 "위성에 침입해 비밀 대화를 해독한다"며 "중국과 벨라루스 정찰 위성도 해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청 기지엔 CIA가 우크라 정보 요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른바 '금붕어 작전'에 투입됐던 장교들도 배치돼 있다. 금붕어 작전은 신분을 위장하고 기밀을 훔치는 훈련이었다고 한다. CIA 장교들은 정보 수집을 돕기 위해 기지에 장비를 설치했고 '금붕어 작전'에 숙련된 우크라 '졸업생'들은 우크라 영토에서 점령시 게릴라 작전을 이행할 잠복요원을 훈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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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시치우카=AP/뉴시스] 2023년 9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클리시치우카 전선에서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 진영으로 드론을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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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우크라의 이 같은 정보 협력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 대통령과 그의 정보기관 수장들이 러시아로 도피했던 2014년 2월이다. 혼란 속에서 빠르게 권력을 장악한 친서방 정부가 CIA 국장과 영국 MI6 지역 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문서 더미와 컴퓨터를 복구하는데 도움을 청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해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점령했고,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우크라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세력의 내전이 본격화했다. 그 즈음 버락 오바마 당시 미 행정부는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우크라 정보 기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본격적인 협력을 시작했다.

CIA는 이 기간 우크라에서 수많은 정보 전문가를 훈련했다.

이 중 하나가 2016년 2245부대로 알려진 우크라 정예 특공대 훈련을 시작한 것이다. 이 부대는 러시아 드론과 통신 장비를 탈취했고 CIA 기술자들은 이를 역설계해 러시아 암호 시스템을 해독했다. 현재 우크라 군사정보국장을 맡고 있는 키릴로 부다노우가 이 부대 장교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CIA는 또한 '러시아 내부와 유럽 전역, 쿠바 및 러시아의 주요 활동 지역에서 '새로운 세대의 우크라 스파이'를 훈련시키는 데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몇 주 전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에 침공 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이러한 정보 협력의 일환이었다. 당시 우크라 보안국(SBU) 책임자였던 이반 바카노우는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가 러시아에 저항하거나 그들을 이길 방법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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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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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번스 국장은 지난 22일 우크라를 비밀 방문했다고 NYT는 전했다. 2022년 2월 개전 후 10번째 방문이다.

우크라는 미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자금 지원 중단을 놓고 고민하는 가운데 CIA가 이런 정보 협력을 포기할 것인지 묻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우크라 한 고위 당국자는 "이전에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났고, 이제는 우크라에서도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CIA 관계자는 번스 국장의 지난주 우크라 방문을 상기하면서 "우리는 수년간 우크라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줬고, 이번 방문은 미국의 의지가 계속될 것이라는 또 다른 강력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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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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