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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미 FTA 주역’ 커틀러 “트럼프, 한국에 10% 추가관세? FTA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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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이 지난 2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워싱턴사무소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코트라 워싱턴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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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그것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우리의 의무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2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워싱턴사무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모든 수입품 10%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이 양국 간 FTA 협정을 맺은 한국에도 적용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이같이 말했다.

커틀러 부소장은 “제가 가진 의문은 그 방침이 FTA 파트너에게도 적용되느냐는 것”이라며 “FTA 협정에 따라 안 되는 것이 바로 두 파트너 간 관세를 임의로 인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트럼프 행정부 때 한ㆍ미 FTA 재협상이 이뤄졌기 때문에 그들(트럼프 정부)도 이 협정에 대한 지분(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커틀러 부소장은 2006~2007년 한ㆍ미 FTA 협상 때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은 양국 FTA 탄생의 주역이다. 2015년부터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으로 근무하면서 국제 통상 이슈를 다루고 있다.

커틀러 부소장은 미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반도체 기업 보조금 지급 전망과 관련해 “앞으로 몇 주, 몇 달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과 대만 TSMC 등을 포함해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보조금이 분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 느낌으로는 보조금 신청국과의 협상에서 좋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 현황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증가 추세로 트럼프가 무역적자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미국의 대(對)중국 디커플링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커틀러 부소장은 “(트럼프 정부 때 USTR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말과 글을 보면 알 수 있다”며 “그는 더 많은 디커플링이 필요하며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정말로 단절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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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오른쪽)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이 지난 2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워싱턴사무소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진행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코트라 워싱턴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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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해외 모든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는데.

A : “세부 언급은 없으니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모든 무역 파트너에게 10% 관세를 추가 적용하는 것은 미국을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60% 이상 급격히 인상하겠다고도 한다. 현재 중국은 (적성국가로 분류돼) 25%의 관세가 적용되는데 여기에 60%가 추가 적용되면 85%가 된다. 관세가 그렇게 높으면 미국에서 판매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 문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심각한 디커플링(탈동조화) 상황을 다시 야기할 거라고 본다.”

Q : 한국은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인데, 그런 한국에도 10% 관세 추가 부과 방침이 적용될까.

A : “제가 가진 의문은 ‘10% 추가 관세’가 FTA 파트너에게도 적용되느냐는 것이다. 그것은 FTA에 따른 우리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다. FTA에 따라 안 되는 것이 바로 두 파트너 간의 관세를 임의로 인상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한국과 체결한 협정의 일부이며, 솔직히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재협상이 이뤄졌다. 따라서 그들도 이 협정에 대한 책임이 있다.”

Q : 미국 정부가 최근 자국 반도체 기업 글로벌 파운드리스에 15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보조금 지원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언제, 어느 정도 규모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까.

A :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기업들과의 보조금 협상이 꽤 복잡하고 예상보다 더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몇 주, 몇 달 내에는 한국 기업들과 TSMC를 포함한 다른 기업들에게도 보조금이 분배될 것으로 예상된다.”

Q : 반도체 기업들은 보조금 세부 조항에 들어 있는 초과이익 공유제나 상세한 회계자료 제출 등 불합리한 요건들의 완화를 요구하는데.

A : “그런 점들이 보조금 분배 협상에서 나오는 난제다. 하지만 제 느낌으로는 보조금 신청 기업들과 미 정부 간에 좋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Q :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A :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대중국 디커플링에 더 많은 힘을 쏟을 것으로 본다. 트럼프 행정부 때 USTR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말과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더 많은 디커플링이 필요하며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정말로 단절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믿고 있다. 사람들은 디커플링을 위험하다고 말하지만 (트럼프 재집권 시) 다시 디커플링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Q :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큰데.

A : “트럼프가 무역적자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어떤 경제학자는 무역적자에는 거시경제적 요인이 더 많이 작용하고 때로는 무역적자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현재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증가 추세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Q : 트럼프는 무역수지에 왜 그렇게 집착하나.

A : “그는 무역적자가 나쁜 것이라고 열정적으로 믿는다. 그는 미국이 한 나라에 판매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사들이고 있다면 그런 관계는 우리 이익에 반하는 것이며 우리는 무역 파트너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웬디 커틀러는

1988년부터 28년간 미국 무역대표부에서 통상 문제를 다룬 미국 내 통상 분야 최고 베테랑 중 한 명이다. 2006~2007년 한ㆍ미 FTA 협상 때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아 김종훈 당시 한국 측 수석대표와 지난한 줄다리기 끝에 협상을 타결했다. 당시 한국 측 협상 대표단은 통상 관례와 한국 상황을 훤히 꿰뚫고 있던 커틀러 수석대표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협상 카운터파트였던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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