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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테라·루나 사태’ 중심에 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미국행이 화제다. 권 대표를 구금한 몬테네그로 법정은 한국 대신 미국 법정에 그를 세우도록 결정했다. 미국법 내에서는 징역 10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현지 시각도 있어 더 눈길을 끈다.
이런 가운데 최초 테라·루나 사태를 알아채고 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 저격한 인물이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여기에 세계 3위 코인 거래소이던 FTX 사태까지 예측하며 그의 주가는 더욱 올랐다. 불과 보름 만에 거래소가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의 93%가 증발한 것이 이상하다고 느껴 관련 글을 포스팅했는데 결국 FTX는 그의 예측대로 파산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 얘기다.
크립토퀀트는 15초마다 업데이트되는 전 세계 블록체인 데이터를 수집, 분석, 가공해 시카고상품거래소(CMEW), 무디스 등 글로벌 금융사에 제공한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기관 컨설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빅데이터 전문 회사다.
포스텍 재학 시절 블록체인 기술에 눈을 뜬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상용화할 미래를 좀 더 앞당겨보자’며 회사를 창업, 오늘에 이른다. 그는 여타 블록체인 업체가 코인 발행, 거래소 설립과 같은 알려진 길을 가는 데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다고. 블록체인 생태계가 어떻게 구축될지, 이 과정에서 어떤 중요한 변수가 있을지를 알려주는 ‘카나리아 새’ 역할을 자청한다. 참고로 카나리아는 산소 포화도에 민감한 조류로 광부들이 갱도 내 유독가스 유무를 체크하기 위해 동행하는 새다.
주 대표는 테라, FTX 사태를 예측했듯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비트코인 시장 흐름에도 관심이 많다. 그를 추종하는 수많은 소셜미디어 폴로어가 그의 포스팅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크립토퀀트가 회사 차원에서 “올해 내에 비트코인이 1억500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밝힌 점도 눈길 끈다. 주로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다 잠시 방한한 주 대표에게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크립토퀀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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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35조원)를 탈환했다. 주요 이유는.
A.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가장 크다. 그 전까지는 오르내림 폭이 컸다. 왜냐하면 고래(대형 투자자)가 저점에 사서 좀 올랐다 싶으면 판다거나 대형 기관이 시세차익을 실현한다거나 시중 유동성이 부족해 비트코인을 파는 사람이 많아진다거나 하는 변수가 많아서다. 그런데 현물 ETF가 본격 가동되면서 대량 매각 건이 나와도 이를 다 받아주고 있다. ETF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자금이 유입되면 이를 보유하고 있다가 비트코인이 떨어지면 사기보다 현재 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비트코인을 기계적으로 매집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포트폴리오에 담는다는 의사 결정만 이뤄지면 매수 주문은 브로커가 처리하고, 이것도 기한 내에 매수를 모두 마쳐야 한다. 그러니 대량 매도 물량이 나와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안 떨어지는 것이다. ETF는 통상 브로커를 통해 비트코인을 구매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장외 거래와 현물 거래소에서의 매수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나머지 요인을 꼽자면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채굴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 오래된 비트코인 보유자의 매도 움직임이 크게 없다는 점도 현재 상승세 원인이다.
Q. 비트코인 현물 ETF로 돈이 몰리고 그러니 계속 사야 해서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ETF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A. 기관, 개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투자 배분) 다각화 측면에서 현물 ETF도 하나의 투자 상품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크다. 즉 시장 내에서 이제 주류 상품 중 하나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것 같다. 예를 들어 블랙록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주식 80 : 채권 20’이라는 기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펀드매니저의 경우 리스크 헤징을 위해 106%의 비트코인 레버리지 포지션을 권하고 있다. ‘106%의 비트코인 레버리지 포지션’이란 투자자가 자신의 비트코인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빌려 2.06배로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때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가격이 하락할 경우 손실도 더 커질 수 있다. 위험 관리, 투자자 자산 보호를 위한 전략 중 하나인데, ‘오른다는 가정’ 하에 이 전략을 써야만 유효하다. 이런 점만 봐도 최근 장세는 대세 상승장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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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각에서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비트멕스(BitMEX) 전 CEO 아더 헤이즈(Arthur Hayes)는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 주가 변동에 주목했다. 지난해 3월 미국 은행 위기 때도 비트코인 급락 사태가 있었다며 올해도 비트코인은 3만달러 이하로 급락할 거라 주장하기도 했는데.
A. 비트코인 3만달러 급락설은 현물 ETF 유입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시나리오인 것 같다. 실제 아서 헤이즈가 해당 블로그 글을 작성했을 때는 현물 ETF가 승인되기 전이었다. 아마 현물 ETF의 막대한 수요를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은행의 위기는 비트코인에는 기회다. 그것이 비트코인이 만들어진 이유기도 하고, 월스트리트 주류 시장은 이제 이 내러티브를 잘 이해하고 있다.
Q. 이런 논리라면 현물 ETF에 돈이 빠져나가거나 유입 속도가 떨어지면 비트코인 가격 조정이 올 수도 있겠다.
A. 물론 그렇다. 그래서 블록체인 데이터를 계속 주시할 수밖에 없다. 다만 지금 흐름이 시장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는 자금 유입 초기 단계기 때문에 올해는 상승세로 예상하는 것이다.
Q. 물론 시장 흐름상 잠깐의 조정이 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걸 예상하려면 어떤 데이터에 주목해야 할까.
A. 매도 측면에서 테라 때처럼 유동성이 흔들릴 만한 큰 자금이 이동했거나 선물 거래소에서 보여지는 트레이딩 포지션의 변화로 유추해볼 수 있다. 실제로 2월 기준 채굴자들의 비트코인 지갑을 보면 비트코인을 열심히 팔고 있다. 그런데 이게 현물 ETF에서 다 받아주니까 큰 변화가 없는 것이다. 이런 균형이 무너지는 때가 일시적인 조정이 오는 때다. 크립토퀀트는 이런 데이터 흐름 중 변곡점이 예상될 때 ‘알림’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에 기관, 개인 고객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Q. 장기적으로 ‘금 시총 대비 1% 수준이기에 아직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여지가 많이 남았다’는 주장도 있다. 크립토퀀트는 최근 연내 1억500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도 했는데.
A. 금 시총 대비 몇 %까지 점유율을 확보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이번 ETF 신규 자금 유입이 지난 1개월간 들어온 수준으로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가격이 어디까지 갈지 유추해볼 수 있다. 암호화폐 지갑에 유입되는 비트코인을 매수, 유출되는 비트코인을 매도라고 볼 때 매수매도 시점의 평단가를 계산해서 시가총액을 구해볼 수 있다. 이를 ‘실현시가총액(Realized Capitalization)’이라고 부른다. 현물 ETF를 매수하면 실제 현물 비트코인을 사서 지갑에 보관해두는 정산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현물 ETF가 유입된 만큼 실현시가총액도 함께 증가한다. 지난 1개월간 ETF 덕분에 실현시가총액이 95억달러(약 12조6302억원) 증가했으며, 매월 비슷한 자금 유입을 보인다면 총 1140억달러(약 151조5402억원) 수준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11만2000달러(약 1억4888만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논리다.
Q. 비트코인 외 유망한 알트코인을 꼽는다면.
A. 이더리움 정도가 있는 것 같다. 다른 알트코인은 관심 없다.
Q. 비트코인 투자, 지금이라도 하는 게 좋다고 보는지.
A.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고점을 갱신한 후에 비트코인을 사면 후회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조정과 같은 단기 가격 움직임을 예측하기는 어렵겠지만, 1년 뒤의 수익률을 생각해본다면 지금 사는 것도 늦지 않다.
Q. 잃지 않는 투자를 위해 조언해준다면.
A.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최소 6개월 이상 비트코인을 보유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아래 데이터는 6개월 이상 움직이지 않은 비트코인의 실현시가총액 비율이다. 현재 60% 수준으로, 전체 실현시가총액의 60%가 비트코인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사람들이다. 이 지표가 20% 미만으로 떨어질 때가 고점에 가까워질 때라고 본다. 개미 투자자들이 몰리는 시점, 즉 코인이 배분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우리는 사이클상 고점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본다. 현명한 투자의 기본은 데이터를 계속 보는 것이라고 조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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