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2 (월)

좌파들이 보수 대통령을 대하는 방식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무튼, 주말]

[서민의 정치 구충제]

공격한 뒤 피해자 코스프레

좌파 진영의 끝없는 내로남불

조선일보

일러스트=유현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입틀막 대통령’은 지금 당장 사과하라!”

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말이다. KAIST 졸업식이 있던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하던 중 석사 졸업생 한 명이 난동을 피우다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쫓겨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요즘 부쩍 나대는 잡범 조모씨도 “사진을 보고 경악, 분노했다. 무도한 폭정을 일삼는 희대의 폭군의 행태를 더 이상 놔둘 수 없다”고 하는 등, 좌파들은 대통령이 과잉 경호를 받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졸업생은 알고 보니 녹색정의당 대변인. 얼마든지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의견을 알릴 수 있었던 그가 굳이 졸업식장에서 소란을 피운 것도 적절하지 않지만, 그가 외쳤다는 “생색내지 말고 R&D 예산을 복원하십시오”라는 말도 번지수가 잘못됐다. 2016년 GDP 대비 세계 2위였던 R&D(연구개발) 예산이 문재인 정부 5년간 19조5000억원에서 29조원으로 늘어난 것은 누가 봐도 지나치니 말이다. 문 정권은 반일 드라이브가 한창이던 시절,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한답시고 R&D를 늘렸다고 하지만, 그 돈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 것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넘쳐나는 돈을 먹기 위해 브로커가 연구비를 대신 따주고 수수료로 6%를 챙기는 일도 허다했는데, 당시 좌파 방송이던 KBS가 ‘주인 없는 돈을 잡아라… R&D 브로커 기승’이란 뉴스를 내보냈을 정도였다. 그렇게 챙긴 연구비의 상당액이 다른 곳으로 쓰이기까지 했다니, 새 정부가 R&D 예산을 줄이지 않았다면 오히려 직무 유기가 될 뻔했다.

말과 행동으로 대통령을 공격해 놓고 오히려 피해자 행세를 하며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건 현 정부 들어 정착된 좌파들의 패턴인 것 같다. 작년 말 전주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전북자치도 축하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에게 행패를 부리다 끌려나간 바 있고, 법원에서 잘못된 보도임이 인정된 ‘바이든’ ‘날리면’의 주인공 이기주 MBC 기자는 슬리퍼 차림으로 도어스테핑에 등장해 대통령에게 “뭐가 악의적입니까!”를 외쳤다. 그런가 하면 김정은을 추종하는 대진연은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대통령실 난입을 시도했고, 한 여성은 대통령 관저로 택시 18대를 불렀단다.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 통치권자이자 외국에 대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국회의원들도 걸핏하면 국민의 대표라며 큰소리를 치는 마당에 국민투표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에 대한 존중이 이렇게까지 없는 건 신기한 노릇이다. 심지어 좌파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각각 ‘닭’과 ‘쥐’로 매도하기도 했다! 그들은 이게 다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지만, 문재인 정권 5년을 돌아보면 보수 대통령 시절 허용된 그 자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몇 가지 사례만 보자.

조선일보

충남 아산의 온양온천전통시장에서 반찬 가게 주인 A씨가 손님 없는 가게를 지키고 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기가)거지 같아요"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테러에 가까운 공격을 당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7년 5월 15일, 오마이뉴스는 문통의 첫 출근을 보도하며 ‘김정숙씨 배웅 받으며’란 제목을 달았다. ‘씨’도 엄연히 높임말이건만, 당시 인터넷을 지배하던 대깨문들은 난리가 났다. ‘오마이 영원히 아웃이다’ ‘영부인이 니 친구냐?’ 그런가 하면 개그맨 이용진은 유튜브 방송에서 그날 게스트더러 ‘MC계의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사회자의 말을 받아 “대통령? 문재인씨 얘기하시는 거예요?”라고 했다가 무수히 욕을 먹은 것은 물론, 영상 삭제까지 해야 했다. 2016년 배우 정우성이 “박근혜 나와!”라고 외쳤을 때 좌파들의 찬사가 쏟아진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2019년 7월, 시민 김모씨는 여의도 국회 주변에서 문통을 비판하는 전단을 배포했다가 고소당한다. 경찰은 고소의 주체를 말해주지 않았지만, 모욕죄가 피해자의 고소가 필요한 친고죄라는 점에서, 문통이 대리인을 통해 고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2월, 아산 전통시장을 방문한 문통은 반찬 가게에 들러 경기가 어떠냐고 묻는다. 그런데 사장이 “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 안돼요”라고 한 게 대깨문들의 심기를 건드렸고, 그들은 사장 휴대폰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협박 전화를 건다. 공포에 질린 사장은 전화를 꺼놔야 했는데, 반찬 가게가 전화로 주문받는다는 걸 감안하면 인터뷰 한번 했다가 커다란 손실을 본 셈이다. 이 사태가 벌어지자 문통은 “안타깝다”고만 했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이 말이 지지자들에게 한 말이 아니라고 부연 설명했다.

조선일보

김예령 기자가 2019년 1월 12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고 있는 모습. 김 기자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무례하다"며 공격을 받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9년 1월,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한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는 경제가 어려운데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며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여쭙겠습니다”라고 했다가 며칠간 융단폭격을 당했다. 민주당 대변인은 “술 한잔 먹고 푸념할 때 할 얘기” “싸가지보다 실력 부족”이라 했고, 훗날 윤 대통령에게 숱한 악의적인 공격을 하게 될 최경영 KBS 기자는 “공부 좀 더 해라”라며 김예령을 비판했다. 그로부터 1년 뒤, 경기방송은 폐업했다.

-2019년 5월, 문통은 취임 2주년을 맞아 KBS 송현정 기자와 1대1 대담을 한다. 결과는 김예령과 비교 안 될 악플 참사. 송현정이 “문 대통령의 답변을 끊고 기습 질문을 던”졌으며, “독재자”라는 말까지 하는 등 태도가 불량스러웠단다. KBS 시청자 게시판은 사과를 요구하는 글로 마비되다시피 했고,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멤버 한 명이 송 기자의 사촌이란 이유만으로 욕을 먹었으니, 이쯤 되면 거의 광기였다. 당시 공지영 작가가 쓴 글도 대깨문들의 심금을 울렸다. “작가인 저도 이런 인터뷰는 안 한다. 태산같이 할 일이 많으신데, 이게 무슨 소모냐. 대통령이란 자리는 보호해 드려야 한다.”

2020년 9월, 문통은 질병관리청장이 된 정은경에게 임명장을 주기 위해 오송 질병청을 찾았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그때, 할 일이 태산이던 직원들은 그 임명장 수여식에 들러리로 참석해 박수를 쳐야 했다.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해보자. 그 직원 중 한 명이 대통령을 향해 “제발 쇼 좀 그만두고 코로나 종식에 힘쓰십시오”라고 외쳤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당시 경호원들의 필수품인 기관총까진 동원하지 않았을지라도, 최소한 해당 직원이 ‘입틀막’으로 쫓겨났을 건 당연한 귀결이었으리라. 그랬어도 고민정이, 그리고 위에 언급한 잡범이 ‘독재자’ ‘폭군’ 같은 표현을 써가며 문통의 사과를 요구했을까? 아무리 내로남불이 좌파의 종특이라지만, 제발 정도껏 했으면 좋겠다.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