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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전공의 3·4년차 이달 말 계약 종료…의료공백 더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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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행동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23일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내 대형모니터에 ‘정상 진료 차질’이라는 안내문이 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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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을 마치려고 병원에 남은 전공의 3·4년차 대부분이 이달 말 계약이 끝나 의료 공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전체 전공의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이들은 계약 종료로 떠나는 식이어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대상이 아니다.



서울 대형병원의 한 관계자는 23일 한겨레에 “전공의 가운데 레지던트는 수련 기간(과별로 3·4년) 동안 계약한다”며 “기간이 끝나 새로 전임의(펠로) 계약을 하지 않으면 떠나도 붙잡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22일 밤 10시 기준 94개 병원 소속 전공의 8897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병원 전공의 78.5%다. 20%가량인 남은 전공의 상당수는 수련 종료를 앞둔 전공의 3·4년차들로 아직 병원을 지키고 있다.



그동안 이들은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시험을 통과한 뒤 세부 전문 분야 수련을 위해 대형병원에 남아 전임의 과정을 밟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들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올해는 그 수가 예년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 4년차는 “전임의로 1년 정도 더 일하겠다고 생각한 전공의 3·4년차가 전임의를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고, 전임의 신규 유입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공의들의 선배 격인 전임의들도 상당수가 2월에 계약 종료를 맞는데, 의대 정원 확대 반대 행렬에 합류해 재계약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일 이들은 입장문을 내어 “정부가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의료 정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신규 전임의 지원이 줄고 기존 전임의마저 떠나면 의료 공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 주요 대형병원 5곳의 전임의 수는 각 100~300명 규모로, 전체 의사의 10~20%가량을 차지한다. 이들은 전공의보다 수는 적지만 숙련도가 높아 수술 참여도 등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한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전임의 공백) 우려가 있다고 들었다”며 “환자를 위해서 자리를 지켜주십사 부탁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교수들을 통해 접촉을 시도하면서 (이들과도) 대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의료기관별로 추가 의사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100% 인상하는 등의 비상진료 지원방안을 시행하는 한편 의사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의료기관에 공중보건의 등을 미리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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