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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마법사'라는 호평과 '정치 기술자'라는 악평이 함께 따라붙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개혁신당의 공천 작업을 주도하게 됐다.
총선 기준으로 김 전 위원장은 선거판에 세 번 등장해 두 차례 승리를 이끈 바 있으며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 된다. 개혁신당은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을 넘나들며 각종 선거를 이끌어 온 '백전노장'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영입해 지지율 하락 국면을 타개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거대 정당이 아닌 제3지대에서 김 전 위원장이 판세를 뒤집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도 공존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개혁신당은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공관위원장을 선임했다"며 "예정 시점보다 늦었지만 어느 당보다 중량감 있고 정무적 능력이 탁월한 김종인 위원장을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준석 대표는 "김종인 공관위원장을 중심으로 훌륭한 인재를 발굴해 국민께 선보이는 공천 업무에 신속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선 김 전 위원장을 공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이 의결됐다.
김종인 위원장의 개혁신당 합류 가능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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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도 모습을 나타냈다. 이후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김 위원장을 정치적 멘토로 모시는 금태섭 최고위원 등 개혁신당 지도부가 구애 작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정당인데 갑자기 합당했다"고 지적하며 친이낙연계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고 그의 합류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따라서 정치권에선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새로운미래' 인사들이 지난 20일 합당을 철회한 것이 김 위원장이 개혁신당에 합류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22일) 밤 이준석 대표가 직접 찾아와 공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하자 최종적으로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강대 교수 출신인 김 위원장은 진영을 넘나들며 여러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면서 인지도가 높아진 인물이다. 2012년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 합류해 경제민주화라는 키워드를 앞세웠고,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승리에 역할을 했다. 2016년엔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여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했고,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23석으로 제1당이 되는 성과를 거뒀다.
21대 총선에선 다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지만 선거를 2주 앞둔 상태에서 합류해 패배를 막지 못했다. 다만 총선 패배 이후에도 비대위원장에 취임하고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변경해 결과적으로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대선에선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시 윤석열 후보를 돕다가 견해차를 이유로 중도에 하차했고, 이후 사실상 지지를 철회했다.
개혁신당은 김 위원장 영입 효과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공관위원장은 정무적 감각이 탁월하고 정책적인 능력이 뛰어나신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개혁신당에 우수한 많은 인물이 공천 신청을 해야 김 위원장의 혜안이 발휘될 수 있지만 어렵지 않겠냐"며 "선거의 마술사도 어느 정도 환경이 돼야 마법을 부리지, 지금은 굉장히 열악한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은 3%대 지지율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의 출마 지역구가 여전히 정해지지 않아 관심이 쏠린다. 서울 노원병에서 재·보궐선거를 포함해 세 차례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이준석 대표는 최근까지 "당연히 노원병"이라는 기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노원구가 3개 선거구에서 2개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변수다. 김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의 행선지로 대구·경북(TK)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준석 대표는 자기 고향으로 가야 한다"며 "그곳에 가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지도자감이라는 인식을 받으면 당선될 수 있다"고 했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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