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로이터=뉴스1) 최종일 기자 = 일본 도쿄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2일 시민들이 도쿄 시내 한 증권사 앞에 설치된 전광판 앞에 서 있다. 2024.0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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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띄운 이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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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외국인은 대량 매집에 들어갔다. 작년 한 해 도쿄 우량주가 몰려있는 프라임 시장에서만 3조5000억엔(약 31조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올해 1월에도 2조 903억엔(약 19조원)어치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런 자금 유입을 이끈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 당국의 자본시장 체질 개선 정책이다. 일본 정부는 2022년 4월, 주식시장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기존 5개 시장을 △프라임△스탠더드△그로스 등 3개로 나눴다. 시가총액 및 유통주식비율 등의 기준으로 재편해 국내외 투자자들이 직관적으로 시장을 구분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평가다.
1년 뒤인 2023년 3월, 일본 당국은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PBR 1배, ROE 8%'라는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이다. 이 값이 1배보다 낮다는 건 회사가 가진 자산 가치에 비해 주식시장에서 평가받는 가치가 낮다는 의미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기업이 투입한 자본 대비 얼마나 벌었는지를 보여준다.
일본 당국은 "상장사의 60%가 PBR 1배에 미치지 못하거나 ROE 8%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주문했다. 대표적인 게 배당금 정책과 자사주 매입이다. 이런 움직임의 효과가 확인되면서 한국, 중국에서도 비슷한 기업가치 높이기 움직임도 인다. 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이 붙는 일본의 새로운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는 외국인·기관 중심인 증시로 개인 투자자를 유도하고 있다. NISA는 비과세 한도액을 연간 납입 360만엔, 누적 1800만엔(약 1억6000만원)으로 3배 늘리고 기간도 무기한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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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현상도 뺄 수 없다. 실제로 달러-엔 평균 환율은 지난 2021년 평균 109.75엔에서 현재 150엔 수준으로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엔화가 싸면 수출기업에는 가격 경쟁력을 준다. 엔저로 물가가 오를 수 있지만 경기 침체 국면이 길었던 일본 입장에서는 물가 상승이 되레 반갑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2012년 말에 비하면 2.8배 증가해 미국(2.1배), 유럽(1.5배)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물가가 3% 정도 오르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아 일본은 기업의 이익 증가, 임금 상승 등으로 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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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갈까? 변수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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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는 올해 들어서만 15% 넘게 상승했지만 더 오른다는 의견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중국에서 일본으로의 자금 이동 등을 언급하면서 닛케이지수가 올해 연말 4만5000까지 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5% 넘게 더 간다는 것이다. 같은 날 노무라증권 역시 전망치를 4만500으로, 다이와증권도 4만3000으로 상향 제시했다.
BNP파리바의 웨이 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 주식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비중 확대'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비중 축소' 상황"이라며 "아직 상승 초기이므로 자금 유입은 추가 상승을 지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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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본 경제가 증시와는 달리 최근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기술적 침체에 빠져 증시의 독주를 불안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엔화 가치 상승 전환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제 미국이 금리를 낮추고 일본은 금리를 올리려는 상황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22일 "일본은 디플레이션이 아닌 인플레이션 상태에 있다"고 해 마이너스 금리 종료가 머지않았음을 시사했다.
최근 중국 증시의 반등 조짐도 일본 증시엔 위협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 침체에 자금을 일부 일본 시장으로 옮겨왔는데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속속 준비하고 있어 자금 흐름은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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