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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 (월)

65살부터 ‘보증금 200·월세 15’…친구랑 20년 살 수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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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노인공유주택 도란도란하우스 모습.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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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들! 팔만 그냥 돌리지 말고 몸 전체를 움직이세요.”



21일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의 노인공유주택 도란도란하우스 지하 다목적실에선 건강체조 노래교실이 한창이었다. 주택 입주자와 동네 주민 12명이 경쾌한 음악과 강사의 율동에 맞춰 춤을 췄다. “누군 하기 싫어서 그러나? 몸이 내 맘대로 안 움직인다아이가. 우리 열심히 하고 있다!” 강사의 가벼운 지적에 한 노인 수강생이 큰 소리로 답하자 떠들썩한 웃음이 다목적실을 채웠다.





80살 주민 “나를 아는 친구 있다는 게 행복”





도란도란하우스는 65살 이상 노인들이 비교적 저렴한 월세로 1인실에서 지내면서 운동과 여가·문화활동 등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는 부산 최초의 노인공유주택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2021년 10월 문을 열었다. 보증금 200만원, 월세 15만원에 임대 기간은 2년으로 최장 20년까지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 다만 공동체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건강 상태가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8명이 이곳에서 산다.



입주자들은 동료 입주자와 함께 생활을 공유한다. 생활 규칙과 활동 프로그램 등을 스스로 만들어 공동체를 유지한다. 돌아가면서 음식을 만들고, 함께 청소한다.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돌봄과 가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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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노인공유주택 도란도란하우스 지하 1층 다목적실에서 진행하는 건강체조 노래교실 수업 모습.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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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수탁 운영 사회복지법인이 건강체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구실도 한다. 입주민 박춘자(80)씨는 “외출 뒤 불이 꺼져 깜깜한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서 좋다. 나를 아는 친구들이 곁에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부산진구는 이곳에 이어 지난해 3월 범천동에 두번째 노인공유주택인 안창다함께주택(8가구)도 문을 열었다.



노인공유주택은 2019년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하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부산진구는 국비·시비·구비로 노인공유주택 등 노인통합돌봄 사업을 시작했는데, 2022년 12월에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이 중단되면서 지난해부터 국비 지원이 끊겼다.



부산진구는 시비와 구비를 합쳐 노인공유주택 운영비로 지난해 2억1000만원을 확보했지만, 올해는 이마저 1억2900만원으로 줄었다. 부산진구 쪽은 “예산이 줄었지만, 어르신들이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탁 운영 사회복지법인이 지난해 3곳에서 올해 1곳으로 줄어드는 등 운영 축소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부산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지난해엔 다른 구에 견줘 부산진구 쪽에 (복지) 예산을 더 많이 책정했다. 하지만 신규 돌봄 사업에도 예산을 투입해야 하고, 다른 구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올해엔 지난해처럼 예산을 배정하지 못했다. 부산진구와 함께 머리를 맞대어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노인공유주택에 대한) 수요가 있고,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데도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통합돌봄 체계에 무리 없이 인력과 예산이 지원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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