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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3 (토)

민주당 지도부 “여론조사, 당차원 실시” 인정…책임론 후폭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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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박용진 의원(둘째 줄 가운데) 등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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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앞두고 ‘밀실·비선 공천’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2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밀실 공천, 사천 의심을 사게 하는 모든 의혹을 해소해달라”는 의원들의 날카로운 성토가 이어졌다. 격앙된 분위기 속에 두 시간가량 이어진 의총에선 15명가량이 기준을 알 수 없는 현역의원 평가 결과와 마구잡이식 여론조사, 지도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고 재발 방지와 책임자 색출을 촉구했다고 한다.



발언자는 대체로 전해철·이인영·홍영표 의원 등 친문계 핵심 인사들과, 송갑석·윤영찬 의원 등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된 당사자 등이었다. 전해철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현역의원 평가를 1월에 다 끝냈는데, 하위 20% 발표는 자의적으로 찔끔찔끔 하나. 신속하게 밝히고, 이의를 제기하는 의원들에겐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하위 20% 대상자는 대부분 누가 봐도 이재명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거나 비명계다. 너무 노골적인 행태” “공천 시스템의 무너진 신뢰를 누가 어떻게 책임질 거냐” “공천 잡음 때문에 지역구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등의 지적도 제기됐다고 한다.



특히 이날 의총에선, 비명계 현역 의원 대신 원외 친명 인사를 끼워넣어 국민의힘 인사와 가상 대결에서 경쟁력을 묻는 ‘유령 여론조사’를 둘러싼 격렬한 비판이 이어졌다. 권인숙 의원은 출마를 준비해 온 경기 용인갑에서 최근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 등이 포함된 여론조사가 진행된 데 반발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은 한겨레에 “현역 의원을 배제한 채 여론조사를 돌리는 행위는 해당 행위로, 지도부의 답변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반발이 이어지자 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은 “당에 여론조사를 돌리는 단위가 많아 세세한 내용까진 몰랐다. 그러나 대체로 당에서 한 조사들이 맞는다”고 밝혔다고 의총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동안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는 이 여론조사 관련성을 부인해왔다. 향후 책임 소재를 밝히는 과정에서 계파 간 추가적인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책임을 회피하는 조 사무총장의 발언에 다들 화가 많이 났다”고 전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무리하면서 “여론조사는 당에서 진행한 건 청구서가 존재하는 만큼 관련 내용을 밝히고 반복되지 않도록 조처하겠다. 최고위에서 문제제기도 하겠다”고 말했다.



격렬한 분위기가 예고된 이날 의총에 이 대표는 비공개 일정을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수석최고위원인 정청래 의원마저 의총 도중 먼저 자리를 뜨자, 의원들은 “왜 도망가냐” “정작 이야기를 들어야 할 사람들이 안 듣는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민주당에선, 당내 경선에서 점수가 감산되는 하위 20% 평가가 불공정하다는 반발도 이어졌다. 다만 지난 19일 탈당한 김영주 의원(4선·서울 영등포갑) 말고는 당에 남아 경선을 치르겠다는 쪽이다. 비명계 송갑석 의원(재선·광주 서갑)은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고 반발했다. 송 의원은 앞서 이런 사실을 공개한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 정봉주 전 의원과 경선 거론), 윤영찬(초선·경기 성남중원, 비례 이수진 의원과 경선 거론) 의원과 마찬가지로 “이 치욕과 무도함은 담담하게 견디겠다. 경선에 임하겠다”고 했다. 송 의원의 지역구엔 친명계 강위원 당대표 특보가 출마를 선언했다가 성희롱 문제로 물러났고, 최근엔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가 거론되는 용혜인 새진보연합 의원 등을 넣은 여론조사가 진행돼 논란이 일었다.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김한정(재선·경기 남양주을)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하위 10% 통보 사실을 알리며 경선을 치르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친명계 김병주 의원이 이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면서 자신에게 ‘비명계’ 낙인이 찍혀 불리해졌다고 주장한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2선 후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현역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박영순(초선·대전 대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선출직 평가 하위 20%를 비명계 의원들로 채워놓고, 친명-비명 갈라치기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이 대표와 책임자들은 2선으로 물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과 경쟁하고 있다.



‘유령 여론조사’와 밀실 공천 의혹을 앞장서 제기한 문학진 전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 “후보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의 공식 라인이 아닌 ‘경기도팀’이라는 비선에서 수치를 조작해 당대표에게 직보하고, 당대표가 이를 제시하며 특정 후보들에게 불출마를 종용해왔다”며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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