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되며 정부가 일반인에게 국군병원 12곳 응급실을 개방한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머니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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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 내며 '진료 대란'이 발생하는 가운데 한 고환암 의심 환자가 울분을 토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도 전공의 파업 때문에 X 될 것 같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고환이 이상해 비뇨기과에 갔다가 암으로 의심되는 종양이 발견돼 소견서 받아 대학병원에 검사와 수술을 예약했는데 아침에 이런 연락이 왔다"고 문자를 공개했다.
문자에는 "전공의 파업 관련 수술 일정 변경이 필요해 연락드렸다. 수술은 3월 21일로 변경 예정이며 연락해 주시면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적혀 있다. 또 해당 병원 초음파실 역시 "예약 변경 건으로 연락드렸다. 전화 부탁드린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고환암은 전이가 빠르게 진행되는 편이라 최대한 빠르게 3월 초로 우선 수술 예약부터 잡고 CT랑 초음파 다시 찍어보기로 했는데 아침에 연락 와 마취과 전공의가 모두 파업해서 수술 미뤄진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미뤄질 수도 있고, 파업이 빨리 끝나면 당겨질 수도 있다고 한다"며 "안 그래도 암일지 모른다는 소리에 심란한데 수술도 지연돼서 이러다가 전이되고 문제 생길까 봐 일도 손에 안 잡힌다. 진짜 X 같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그래도 예정된 진료는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지금 파업에 동참하는 의사들이 이런 사람들 죽이는 것", "환자 생명보다 자기들 밥그릇 챙기는 게 더 중요하다니" 등 공분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소속 전공의의 약 71.2% 수준인 8816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수리되지 않았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63.1%인 7813명이다. 이에 따라 현장점검에서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 6112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715명을 제외한 5397명의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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