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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푸틴이 내 남편 살해… 왜 죽였는지 곧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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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아내, 反푸틴 투쟁 선언

지난 16일 수감 중인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동갑내기 부인 율리야 나발나야가 정치적 후계자를 자임하며 반푸틴 항쟁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나발나야는 19일 남편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에 자신의 연설 동영상을 올렸다. 동영상에서 “푸틴은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 내 남편이자 내 아이들의 아버지인 알렉세이 나발니를 죽였다”며 “그는 나발니라는 사람뿐 아니라 우리의 희망과 자유, 미래까지 죽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 함께 미래의 우리나라를 아름다운 러시아로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의 유지를 이어 반푸틴 항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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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나발니


나발나야는 “우리는 푸틴이 사흘 전 왜 알렉세이를 죽였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조만간 이에 관한 내용을 공유하겠다. 그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나발나야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해 장관들과 만나 푸틴의 책임을 물을 것을 호소했다.

이 유튜브 채널에는 나발니의 시신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어머니 류드밀라 나발나야의 동영상도 올라왔다. 류드밀라는 20일 올린 동영상에서 푸틴을 향해 “아들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전날 “부검에 최소 14일이 소요돼 그 전까지 시신을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의 사인을 파악할 수 없도록 모종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나발니는 수감 중에도 조국의 민주화를 열망하면서 러시아의 롤 모델로 한국과 대만을 언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나발니가 옥중에서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중 나발니가 지난해 9월 언론계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는 “한국과 대만이 독재 체제에서 벗어나 민주화 시대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면, 러시아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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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나발니 옥중 서신 공개 "韓·대만처럼 러도 민주화 될 것" - 알렉세이 나발니의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가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유럽연합)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나발나야는 러시아 정부에 나발니의 사인 규명을 촉구해 달라고 각국 장관들에게 호소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푸틴은 알렉세이의 죽음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발나야는 같은 날 남편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푸틴이 내 남편이자 내 아이들의 아버지인 나발니를 죽였다"고 말했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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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대만은 과거 군부 독재 시기를 경험했지만 대통령·총통 직선제를 도입했다. 경제 발전과 민주화에 모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나발니 역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치하 러시아가 이런 길을 걷기를 바랐다는 것이다. 나발니는 7월 다른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러시아의 감방 생활을 이해할 수 없을 텐데 굳이 있을 필요는 없다”며 유머를 섞어 수감 생활의 고충을 털어놨다. NYT는 “추운 콘크리트 감방에서 그는 편지를 통해 위안을 찾으려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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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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