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애플에 첫 과징금 부과한다…‘디지털시장법’ 결전 코앞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애플 매장에 이 회사의 로고가 붙어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미국 기술 기업 애플에 대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관련 불공정 행위를 이유로 5억유로(약 719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현지시각) 소식통들을 인용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애플의 음악 서비스 관련 행태가 유럽연합의 공정경쟁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집행위원회는 다음달 초에 5억유로의 과징금 부과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 결정이 확정 발표될 경우, 애플에 대한 유럽연합의 첫번째 과징금 부과가 된다. 유럽연합은 그동안 몇년에 걸쳐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에 80억유로(약 11조5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알파벳이 이에 항소해 재판이 진행중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19년 음악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의 제소에 따라 애플을 조사해왔다. 조사의 핵심은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한 결제가 아닌 다른 결제 방법을 쓰면 더 싸게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못하게 했는지 여부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의 독점적 앱스토어 정책에 따른 비용 때문에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료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은 애초 애플이 앱 개발자들에게 앱스토어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강제했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으나 지난해 이 부분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애플은 지난 2020년 프랑스에서 반독점법 위반으로 11억유로(약 1조5800억원)의 과징금을 받았지만 항소해 과징금을 3억7200만유로(약 5350억원)로 낮춘 바 있다.

애플에 대한 유럽연합의 과징금 부과 결정은 다음달 본격 시행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둘러싸고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과의 갈등이 재연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유럽연합은 애플, 알파벳,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모기업), 마이크로소프트, 바이트댄스(틱톡 모기업) 등 6개 대형 기술 기업을 디지털시장법에 따른 특별 규제 대상 플랫폼 사업자(게이트키퍼)로 지정한 상태다.

애플은 디지털시장법 본격 시행에 맞춰, 유럽연합에서는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앱을 내려받을 수 있게 하는 등 독점적 관행을 일부 완화하기로 한 바 있다. 유럽연합은 이런 조처가 디지털시장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추후 검토해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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