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신소재공학과 연구팀
초파리를 현미경으로 극대화해 촬영한 사진. KAIST 연구팀은 초파리 등 곤충의 시신경계를 모방한 반도체 소자를 제작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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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초파리 등 곤충의 시신경계를 모방해 초고속으로 작동하는 지능형 센서를 개발했다. 교통, 안전, 보안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은 김경민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다양한 멤리스터 소자를 융합해 곤충 시신경의 시각 지능을 모사한 지능형 동작인식 소자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리티얼즈'에 지난 1월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멤리스터는 메모리(memory)와 저항(resistor)의 합성어다. 입력 신호에 따라 소자의 저항 상태가 변하는 전자 소자를 말한다. 연구팀은 다양한 멤리스터 소자를 모아 초고속·초전력으로 사물의 동작을 인식하는 센서를 만들었다. 이미지를 인식하고 동작을 탐지하는 '비전 시스템'의 일종이다.
곤충 시신경계에서의 기본적인 동작 인식 과정을 나타낸 모식도. 곤충의 시신경계는 망막과 시신경절로 구성돼 있다. 기본 동작 감지기(EMD)는 신호 전달을 지연시키는 Tm3 뉴런, 신호를 즉시 전달하는 Mi1 뉴런, 신호를 처리하고 반응하는 T4 뉴런으로 이뤄져 있다. 외부에서 들어온 신호는 각각 Tm3 뉴런과 Mi1 뉴런을 통해 T4 뉴런에 전달되고, 물체의 동작 방향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사진=KA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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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곤충의 시신경을 모방했다. 초파리 등의 곤충은 기본 동작 감지기(EMD)라는 시신경 회로를 통해 시각 정보를 처리한다. 시각 정보를 처리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물체를 탐지하고 동작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곤충 시신경을 모방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회로가 복잡해 실제 소자로 제작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동작인식 소자는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멤리스터 소자 두 종류와 저항만으로 구성돼 단순하다. 두 종류의 멤리스터는 각각 신호 지연 기능과 신호 통합 및 발화 기능을 맡는다. 이를 통해 곤충의 시신경을 직접 모사해 사물의 움직임을 판단한다.
개발한 소자의 응용도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차량 주행 경로를 예측하는 컴퓨팅 시스템을 설계했다. 시스템에 동작인식 소자를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기술 대비 에너지 소비를 92.9% 줄이면서도 사물의 움직임을 15%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김 교수는 "곤충은 매우 간단한 시각 지능을 활용해 놀랍도록 민첩하게 물체의 동작을 인지하는데, 곤충 신경 기능을 재현할 수 있는 멤리스터 소자를 활용해 이를 구현했다"며 "AI(인공지능) 탑재형 스마트폰처럼 AI 소자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는 지금 동작 인식을 위한 효율적인 비전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경민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사진=KAIST 제공 |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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