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 방안을 논의한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자제를 촉구하는 가운데 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가면서 '의료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술을 앞두고 있던 환자들이 의사 파업으로 인해 수술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사연이 연달아 올라왔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음 주가 엄마 폐암 수술이었는데 의사 파업으로 수술이 밀리게 됐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엄마가 폐암 4기라 약 2년간 항암 치료를 받았다. 항암 치료 약도 이제 없는 와중에 다음 주 수술에 들어가기로 했다"며 "오늘도 피 검사하고 수술 전에 마지막 검사 들어갔는데, 갑자기 담당 교수한테 전화가 오더니 의사 파업으로 수술이 안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뉴스는 봤지만 이런 일이 우리한테도 일어날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다"며 "환자 생명으로 자기 밥그릇 챙긴다고 협박하는 게 의사가 할 짓이냐"고 분노했다.
A씨가 첨부한 입원 예약 안내문에 따르면 A씨의 어머니는 19일 입원해 20일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또 다른 작성자 B씨 역시 같은 게시판에 "저희 아빠도 방광암으로 다음 주 월요일 수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취소됐다고 통보받았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 1일 (아버지가) 암 판정받았다. 전이가 있고 사이즈도 너무 커서 최대한 빠르게 수술받아야 한다고 해서 가장 빠른 날짜로 확정받고 기다리는 상황이었다"며 "의사 파업 얘기 나오고 불안불안하더니 결국 오늘 갑자기 취소 통보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B씨는 "가족이 아픈 상황에서 아무것도 못 하고 마냥 손 놓고 기다려야 한다니 너무 힘들다"며 "사람 생명이 달린 일인데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파업이 제발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여러 커뮤니티에는 수술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방금 병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수술이 미뤄질 거라고 한다. 일정이 다 어그러져서 난감하다" "수술 전 검사로 마취과 진료 등을 예약해뒀는데, 문자로 '파업으로 진료를 못 본다'고 통보했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들은 수술이 연기되면 다음 수술은 언제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고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집계 결과에 따르면 15일 24시 현재 7개 병원에서 전공의 154명이 사직서를 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