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수출에 이어 생산 부문에도 온기가 확산되면서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월 취업자 증가폭 역시 석 달 만에 30만명대를 회복하며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소비와 투자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지만 올해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2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에 대한 정부 기대치가 부쩍 높아졌다. 지난달 정부는 "정보기술(IT) 업황 개선 기대와 글로벌 회복세 약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대외 경기 상황을 분석했다. 하지만 이달에는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세계 경제 연착륙에 대한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기 기대감을 한 단계 올렸다.
지난해 12월 전 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며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1월 수출은 반도체 위주로 18% 늘며 4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 가격은 상승세에 속도가 붙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원화로 환산한 반도체 수출 물가는 전월 대비 13.6% 뛰어 6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D램 반도체(17%), 시스템 반도체(16.9%) 가격 상승폭이 컸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고사양 제품 수요가 확대되고 반도체 공급 업체들의 감산으로 재고가 줄면서 수출 물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생산·수출 훈풍에 고용 시장에도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774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만명 늘었다. 15세 이상 고용률(61.0%), 15~64세 고용률(68.7%), 경제활동참가율(63.3%) 모두 역대 1월 기준으로 놓고 보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30대 연령층에서도 취업자가 늘었다. 30대 인구는 1년 전에 비해 1만5000명 줄었지만 취업자는 8만5000명 늘었다. 고용노동부는 "30대 여성 취업이 늘어나며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30대 취업자 수가 25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 둔화, 건설투자 부진에 대한 우려감은 크다. 전반적으로 경기 회복세는 뚜렷해졌지만 부동산 시장 둔화로 건설 투자가 뒷걸음질 쳤는데 민간 소비마저 냉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2%, 소매판매는 2.2% 줄며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1년 전 건설수주 물량 자체가 좋지 않았다"며 "그 효과가 지금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도 여전히 변동성이 크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8%)은 6개월 만에 2%대로 낮아졌지만 2월 물가는 재차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에는 "물가(상승세)가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봤지만 이달에는 '지속적'이라는 표현이 빠졌다. 최근 과일 등 신선식품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며 국제 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김정환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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