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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北 도발 핵전쟁 갈 수도…韓 증시엔 찬물” 주장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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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정성장 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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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는 ‘김정은의 NLL 무력화 방침과 서해 무력 충돌 가능성’이라는 분석자료를 발표했다. 정성장 한반도전략센터장이 작성한 이 문건은 ‘현재 남북 대치 상황이 아주 심각하며 자칫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담겨 있다.

이런 예상을 하는 배경에는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강경 노선에 있다. 최근 2년 새 무력 도발을 지속해온 바 있는 김 총비서는 최근(2월 14일) 신형 지상대해상미사일(지대함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사격시험을 지도하면서 새로운 대남 군사작전 계획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 방침을 천명해 남북 간 긴장감을 높였다.

정 센터장은 이런 상황이 고조되면 ‘남북한 간의 작은 무력 충돌이 단기간 내에 핵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분석자료에서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총선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고, 미국 국민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상당한 전쟁 피로감을 느끼고 있으며, 미국이 올해 대선 국면에 들어가 국제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따라서 북한은 이 기회를 이용해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백령도나 대청도, 소청도 포격까지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때 남북한이 모두 ‘압도적인 대응’ 기조를 유지하면 재래식 무기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북한은 전술핵무기나 핵EMP탄 또는 핵어뢰로 대응함으로써 핵전쟁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이는 곧 우리 경제에도 적잖은 파장을 줄 수 있다.

이미 올해 1월 한때 한국 증시가 연평도 인근 포격 도발,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사태로 흔들렸던 전례가 있다. 불과 수년 전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에도 증시가 평온함을 보인 때와 확연히 분위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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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이 2월 1일 동아시아종합연구소 주최로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기 보유를 주장했다. (정성장 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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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자료를 작성한 정 센터장을 섭외, 한반도 안보, 경제 현안을 짚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북한 도발은 현존하는 위기인 만큼 국제적인 관심사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대비 지금 남북관계는 어느 정도 수준의 위기라고 보는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은 한국의 안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2010년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북한이 2006년과 2009년에 두 차례 핵실험을 해서 핵개발에 성공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당시만 해도 북한의 핵무기 투발 수단은 다양하지 않았다. 특히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직 보유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북한이 2010년에 연평도를 포격했지만, 한국군은 북한의 핵 보복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고 곧바로 보복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Q.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나.

그렇다. 지금 북한은 수소폭탄뿐 아니라 전술핵무기 그리고 ICBM과 극초음속미사일, 초대형방사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매우 다양한 핵무기 탑재 수단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유사시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해도 미국이 북한과의 핵전쟁까지 각오하지 않는 한 북한에 핵무기로 보복하기 어렵게 돼 있다. 그리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우크라이나가 고전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국민들의 전쟁 피로감과 공화당의 반대로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북한이 2010년의 연평도 포격 수준을 넘어서는 도발까지 고려하게 만들 수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 영토 평정과 점령 준비까지 간부와 주민들에게 지시하고 있고, 최근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 방침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Q. 중국, 러시아 등 인근 국가가 가만있을까.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그 이후 북한은 러시아와 냉전 시대보다 긴밀한 동맹 관계를 회복하게 됐다. 지금은 북한이 언제라도 서해에서 무력 도발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Q. 남북 간 작은 무력 충돌이 단기간 내 핵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은 너무 극단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물론 일어나선 안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그렇다고 배제하기도 어렵다. 왜냐하면 현재 남북한이 무력 충돌 발생 시 위기관리보다 상대방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한 대립 상황에서는 만약 북한이 한 발의 포탄을 우리 영토에 떨어뜨리면 한국군은 10발 정도의 포탄을 쏴야 하고, 북한은 이에 100발 정도의 포탄으로 대응해야 하며, 한국군은 다시 1000발 정도의 포탄으로 대응해야 한다. 순식간에 작은 충돌이 걷잡을 수 없는 충돌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Q. 한반도 긴장 관계는 우리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과거에는 북한이 군사적으로 도발해도 한국의 증시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출렁이는 횟수가 점점 빈번해지고 있다. 이건 왜 그렇다고 보나.

북한 핵기술이 그만큼 강해졌다. 2022년 4월부터 한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핵무기로 위협하고 있다. 한국 증시가 이전보다는 북한의 도발에 의해 더욱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 최종현학술원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국 국민들의 약 73%가 자체 핵보유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그만큼 북한의 핵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Q.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한국 안보에 대한 관심을 두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 남북 긴장 관계가 고조되면 미국 국익에도 손해일 텐데 ‘그럴 수 있을까?’라는 반론도 있다.

만약 북한이 한국을 침공하면 당연히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을 적극 지원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려고 해도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미국 국민 여론과 공화당의 반대로 군사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을 지원하고 싶어도 미국 국민이나 공화당이 반대하면 도와주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올해에는 미국에서 대선이 있고,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가능성이 꽤 높다. 그런데 미국 외교전문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의 지난해 10월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의하면, 공화당 지지층의 절반 이상인 53%가 북한이 한국을 침공해도 한국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북한이 한국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우리를 돕기는 하겠지만, 어느 정도 수준까지일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Q. 대안은 뭐라고 보나.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NLL 무력화 시도 시 한국군은 ‘압도적인 대응’이나 과잉 대응을 자제하고 ‘신속하고도 단호하면서도 절제된 비례적 대응’이 바람직하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절제된 대응 방침은 북한의 ‘압도적 대응’ 명분을 약화시키고,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한반도 위기 상황의 확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장기적으로 한미동맹도 중요하지만, 북한이 전쟁을 생각할 수 없게끔 우리의 핵 억제력 확보가 필요하고, 적어도 단기적으로 일본 수준의 핵 잠재력 확보가 시급하다. 이를 위해 한·미·일 3국이 민간 원자력발전소에 사용할 농축우라늄 생산, 공급을 위한 3자 국제 컨소시엄을 구축해 한국이 농축우라늄 시설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미일 공동으로 핵추진잠수함을 개발하고 운용하기 위한 컨소시엄의 구성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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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센터장은 “한미일 공동으로 핵추진잠수함을 개발하고 운용하기 위한 컨소시엄의 구성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장 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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