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오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고 의원에게 석패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측근이다. 오 전 의원은 오세훈 시장 체제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오 전 의원과 고 의원의 맞대결은 ‘4년 만의 설욕전’, ‘리벤지 매치’로 불리며 벌써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의 대진표가 확정된 15일, 광진구 자양동 자양 시장에서 만난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팽팽하게 엇갈렸다.
서울 광진을로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사무실 모습.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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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정 “오신환, ‘관악 토박이’가 광진엔 왜 왔냐…오세훈 인지도에만 기대”
15일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고 의원의 선거사무실에 들어서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주도’ ‘최초 여성 차석 지도부’ 등 최고위원 활동과 ‘지역 주차장 숙원사업 해결’ 등 지역 활동이 적힌 손팻말이 나열돼있었다. 고 의원은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해 ‘윤석열 정권 심판론’과 ‘진짜 일꾼’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고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나 ‘윤 정권 심판론’”이라면서 “경제·외교·민생 등 3대 무능 정부를 이번 선거에서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그러면서 지난 4년여간 재건축·재개발 추진, 주차장 확보 등 지역 숙원 사업을 다수 해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광진을 지역 발전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선 ‘진짜 일꾼’인 자신의 재선이 필요하다는 것.
고 의원은 맞대결이 성사된 오 전 의원에 대해 “이미 지난 총선에서 우리 당 정태호 의원한테 패배하면서 ‘가짜 일꾼’으로 심판받은 것 아니냐”면서 “‘관악 토박이’가 광진엔 왜 오셨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 전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찍은 사진을 현수막으로 걸면서 ‘리턴매치’ 프레임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재선까지 했던 인물이 다른 이의 인지도에 기대는 것 아닌가. 자신의 정치적 체급에 대해 그렇게 자신이 없는 건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고 의원의 선거사무실에 있는 의정활동 홍보 팻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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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의원 측은 승리에 자신을 보이면서도 “광진을이 더 이상 ‘민주당 텃밭’은 아니”라며 긴장하는 기색이었다. 고 의원 캠프 관계자는 “10여 년 전부터 한강 주변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재건축 사업이나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광진을에 많이 들어섰다”며 “원래 광진을은 서민들이 모여 살았다면 지금은 중산층 이상으로 교체되면서 정치적 성향도 다소 바뀐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옛 정치적 지형에 기대기보다 지난 4년간 주민 소통, 지역 숙원사업 해결 등에 주력해온 점을 부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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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안 없이 비판만” VS “그래도 여긴 민주당 텃밭”
다만 유권자들 의견은 팽팽하게 갈렸다. 자양시장에서 만난 상인 60대 류모 씨는 “민주당은 대안 없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만 하지 않느냐”면서 “고 의원도 지난 4년여 간 지역 발전을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보다, 예산 따오는 것에만 열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남 출신이라는 60대 가정주부 A 씨도 “요새 민주당이 하는 게 너무 맘에 안 든다”며 “경기가 어려운데 대기업 법인세를 더 거두려고 하는 등 기업에 무리한 환경을 만들려 하지 않느냐”며 “윤석열 정부를 출범하게 한 장본인인 추미애는 왜 또 이번 선거에 나오려고 하냐”고 말했다.
반면 60대 후반이라고 밝힌 상인 김모 씨는 “아무리 그래도 여긴 민주당 텃밭”이라며 “호남 출신들이 민주당을 욕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무능을 견디기 어려워 결국 민주당에 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의원보다는 현역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직장인 40대 박모 씨는 “최근 오 전 의원이 지하철역에서 아침 인사를 하길래 그제야 그의 존재를 알았다”며 “관악에서 오래 살던 분이 갑자기 광진을에 출마하는 게 말이 되냐. ‘뜨내기’를 뽑아주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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