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26개월 만에 5만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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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약 6600만원) 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암호화폐 정보제공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새벽 2시 20분쯤 5만46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 선을 돌파한 건 2021년 12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이후 오전 한때 약 5만300달러를 나타내던 가격은 오후 4시 20분 기준 5만100달러 대를 보이고 있다. 전날보다 4%가량 상승한 수치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것이 최근 상승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9월까지 2만5000~2만7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현물 ETF 승인 이후 4만9000달러 선을 넘었다. 다만 기존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지난달 말 4만달러 선 아래로 급락했는데, 이달 들어 다시 상승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자금 유출이 점차 둔화하고 현물 ETF로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즈의 제임스 버터필 연구 책임자는 “지난 한 주간 11억 달러, ETF 출시 이후 28억 달러의 순 유입이 발생하는 등 현물 비트코인 ETF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며 “9일에만 ETF가 1만2천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이며 하루 평균 약 900개의 신규 비트코인 생성 속도를 크게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오는 4월로 예정된 ‘반감기’가 임박했다는 시장 기대감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반감기는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데, 이 시기에는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과거 세 차례 반감기(2012년‧2016년‧2020년)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50일 만에 각각 928%‧17%‧24% 상승한 바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미 증시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점 등도 위험자산 투자 선호 심리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다만 5만달러선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거란 신중론도 있다. 시세 상승을 차익 실현 기회로 삼아 매도를 본격화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아서다. 글로벌 알고리즘 퀀트 트레이딩 회사 프레스토의 김용진 대표는 "FTX와 마운트곡스 거래소 파산으로 비트코인을 배분받은 파산관재인이 시장에 물량을 내놓으면서 단기적인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인한 수급 영향도 장기적인 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더리움 현물 ETF 8개 상품이 SE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오는 5월쯤 일부 상품의 승인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0분 기준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6% 오른 265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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