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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4 (토)

고금리에도 빚빚빚…3곳 이상 빚진 다중채무자,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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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의 약한 고리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최소 3곳 이상의 금융사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가 450만명으로 역대 최대로 늘면서다. 이중 26.2%(118만명)는 소득의 대부분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다.



다중채무자, 작년 2분기부터 다시 증가



중앙일보

김경진 기자


12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에 받은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 수는 450만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446만명)는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가 2분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3분기엔 전 분기 대비 2만명이 더 늘었다.

국내 다중채무자 수가 450만명에 이른 것은 한은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뿐이 아니다. 전체 가계대출자(1983만명)에서 다중채무자가 차지하는 비중(22.75)도 역대 최대다.

다만 대출규제 영향으로 대출 규모는 감소했다. 다중채무자의 지난해 3분기 대출 잔액(568조1000억원)은 지난해 2분기(572조4000억원)보다 4조3000억원 줄었고, 1인당 평균 대출액(1억2625만원)도 같은 기간 160만원 감소했다.

다중채무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원인은 복합적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전체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다 보니 다중채무자도 그만큼 늘어났다”면서 “여기에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생활자금이 부족해 추가로 대출을 받는 생계형 다중채무자도 늘어난 것”으로 해석했다.



평균 소득 60%를 빚 상환에 써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다중채무자의 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실제 다중채무자의 상환 능력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3분기 말 1.5%다. 2019년 3분기(1.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다.

빚 갚는 능력에 비해 차주의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다중채무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평균 58.4%다. DSR은 차주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다중채무자는 소득의 60%를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다중채무자 가운데 26.2%(118만명)의 DSR은 70%가 넘었고, 14.2%(64만명)는 100%를 웃돌았다. 일반적으로 금융당국은 DSR이 70%를 넘으면 최소 생계비를 제외하고 소득 전부를 빚 상환에 쓰는 것으로 판단한다. 소득 대비 과도한 빚을 진 다중채무자는 경기 상황에 따라 언제든 빚을 연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 여력이 제한돼 있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금융 뇌관, 취약 차주도 증가 추세



중앙일보

김경진 기자


또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이 낮은 취약차주도 늘고 있다. 전체 가계대출자 가운데 취약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5%로 2020년 3분기(6.5%) 이후 3년 만에 최대다.

취약차주의 연체율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8.86%로 같은 기간 비취약차주의 연체율(0.35%)보다 25.3배 높다.

문제는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더 뛸 수 있다는 점이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이들의 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서다. 한은에 따르면 취약 차주의 지난해 2분기 이자부담비율(연간 소득 대비 연간 이자 지급액)은 20.7%로 2022년 1분기(16.5%)에 비해 1.25배 늘었다. 이자부담비율은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연체율에 반영된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에 취약한 취약차주 중심으로 대출 건전성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부진과 고금리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 보니 취약차주 위주로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금융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사의 충당금을 더 쌓고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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