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전국 229개 시군구 분석
"상대적 소외 '일차의료' 발전방안 논의할 때"
의사 |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필수의료 고사 위기에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처방을 내놓은 가운데, 이른바 '동네병원'으로 분류되는 일차의료 분야에서도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 사망률 감소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와 고현석 전공의, 서울대 보건대학원 권순만 교수 공동 연구팀은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제5차 국민보건의료 실태조사'(2016~2020년) 자료를 활용해 전국 229개 시군구별 일차의료 의사 수가 국민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일차의료 의사를 전국 의원에서 근무하는 내과·가정의학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정의하고, 인구 10만명당 사망률 변화를 살폈다.
이번 연구에서 국내 일차의료기관 전문의 수는 2016년 인구 10만명당 37.05명에서 2020년 42.41명으로 1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미용이나 성형 클리닉 등도 일차의료에 해당하지만, 질병 사망률에 미치는 연관성은 적다는 판단에 따라 연구 대상 의사 수 집계에서는 뺐다.
분석 결과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일차의료 의사가 1명 증가하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전체 사망률은 0.11%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사망 원인별 분석에서는 일차의료 의사의 공급이 늘어날수록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등에서 두루 사망률이 낮아지는 연관성을 보였다. 다만, 연구 기간에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감염성질환에서는 이런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가 외국에서 발표된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봤다.
앞서 미국의 2019년도 연구에서는 인구 10만명당 일차의료 의사 수가 10명 증가하면 51.5일만큼 평균 수명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차진료 의사의 증가는 해를 거듭하면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논문 발췌] |
조비룡 교수는 "이번 결과는 일차의료 의사가 최초 접촉, 포괄성, 지속성, 통합성, 가족 및 지역사회 지향성 등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함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예컨대, 심혈관 질환의 경우 위험 요인인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일차의료 의사가 조절, 관리함으로써 사망률을 낮추는 데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또 호흡기 질환은 평가·교육·급성 악화 조절과 정기적 약물 처방, 인플루엔자·폐렴구균 백신 접종 등이 사망률을 줄이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로 볼 때 국내에서 일차의료 의사를 확대하는 게 전반적인 국민 건강을 향상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실질적인 접근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최근 중증·응급의료를 중심으로 한 필수의료 논의가 강조되고 있지만, 국내 보건의료체계 증 약한 부분으로 꼽히는 일차의료는 그 중요성에도 논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일차의료의 중요성과 발전 방안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최근호에 발표됐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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